독일 정부가 운영하는 세계적인 기초과학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재단이 포항 포스텍(옛 포항공대)에 있는 '아태이론물리센터'에 연구비를 투자한다.

피터 풀데 신임 아태물리센터소장(70)은 1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막스플랑크재단 측에서 이론물리센터를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성장토록 하기 위해 한국과 매칭펀드방식으로 1년에 4억원씩 5년간 총 20억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국의 연구기관이 국내에 분소를 설립하는 사례는 많지만 이처럼 국내 연구소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는 특히 "한국의 기초과학 수준이 초전도 방사광 핵융합 등 여러 분야에서 손꼽히고 있기 때문에 양국 간 공동연구를 통해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 연구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한국의 강점인 정보기술(IT)분야를 살리는 융합 기술분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오는 8월 중순께 포스텍에서 응집물리 관련 한국과 독일 간 첫 공동 포럼이 개최될 예정이다.

풀데 소장은 1974년부터 막스플랑크 산하의 고체물리연구소 소장을 맡다가 1993년 복잡계 물리연구소를 설립,14년 동안 소장을 지낸 독일의 대표적인 물리학자. 그는 앞으로 1년 중 3개월 이상 한국에 머물며 아태이론물리센터 소장직과 포스텍 석학교수직을 수행한다.

아태이론물리센터는 우리 정부의 주도로 중국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 12개국이 공동출자해 1996년 설립한 국제기구형 연구기관이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