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의 혜택이 대기업 근로자 등 고소득 임금소득자에게 먼저 전달됨에 따라 임금근로자 사이의 소득 분배 구조는 올해 1분기 중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근로자 가구의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 계층의 소득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5.95를 기록,1년 전(5.80)보다 0.15포인트 벌어졌다.

상위 계층의 소득이 하위 계층의 5.95배라는 얘기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임금근로자 소득의 양극화를 비관할 정도는 아니다.

하위 20%에 속하는 계층의 소득도 1년 전에 비해 9.2%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일용직과 임시직이 많이 포함돼 있는 하위 계층의 이 같은 소득증가율은 중간층(상위 20~80%)의 소득증가율(7.2%)보다 훨씬 높다.

다만 상위 20%에 속하는 근로자 가구의 소득증가율(12.1%)을 쫓아가지 못해 간극이 더 벌어진 것이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전국 가구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으로는 전국 가구의 소득이 6.2% 증가했는데,이 중 상위 20%에 속하는 가구의 소득은 8.2%,하위 20% 가구는 7.7% 증가했다.

하위 계층의 소득증가율이 평균치보다 높았지만 상위층에 못 미쳐 소득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반면 중간층의 소득증가율은 4.4%에 그쳤다.

상층부와 하층부가 약진한 가운데 중간층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양상이다.

이 같은 흐름은 수출 관련 대기업 업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자인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들의 임금이 늘어나고,이들 기업에 파견근로자로 일하거나 임시직으로 근무하는 저소득층의 일거리가 증가하기 때문에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소득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반면 소득이 중간 정도인 내수 기업이나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은 아직까지 경기 회복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