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이 한국 기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버핏 회장은 지난 주말 열린 벅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장에서 "한국 기업의 투자 매력이 아주 크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보유 중인 20여개 주식 외에 추가로 1개 기업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버핏 회장이 한국 주식의 투자 매력을 높이 평가했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한국 주식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음을 뜻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특히 포스코에 대해 "철강업이 좋을 것으로 보고 투자한 것이 아니라 포스코라는 기업을 보고 투자했다"고 밝힌 것은 그가 한국기업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 시각(視角)을 갖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내준다 할 것이다.

실제 주가 수준의 평가 지표로 사용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국제적으로 비교해보면 한국증시가 얼마나 저평가돼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우리 증시의 평균 PER는 최근에야 겨우 11배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라섰지만 15~18배를 오르내리는 미국이나 일본은 물론 16배를 넘는 중국,13배에 육박하는 이머징 마켓 평균치에도 훨씬 미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상장기업 시가총액으로 따져도 다를 게 없다.

우리 증시는 지난해 말 현재 상장종목수나 거래대금으로는 세계 10위권에 들지만 시가총액 순위는 16위에 불과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역시 미국 영국 등은 150~180% 선에 이르지만 우리는 간신히 100% 선을 넘은 상태다.

한마디로 실력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이고 보면 증시 저평가를 극복하는 것만큼 시급한 과제도 없다.

다행히 최근 들어선 코스피지수가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更新)하는 등 점차 저평가가 해소되는 단계에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것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등을 계기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된 데 힘입은 것이고 보면 증시 내부 환경 개선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따라서 당장 절실한 게 기관투자가를 육성하고 20% 선에 불과한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는 일이다. 기관투자가야말로 주식 수요기반을 확충시켜 줄 뿐 아니라 약세장에서도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수행하고 외국인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되는 상황도 개선할 수 있는 까닭이다.

특히 미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에서 기관투자가 비중이 40~60% 선에 달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