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리 < 하나로텔레콤 부사장 janice.lee@hanaro.com >

요새 신문을 펼치면 가끔 흐뭇한 미소를 짓곤 한다.

지방 학교,시골 학교가 새로운 명문으로 거듭났다는 기사 때문이다.

평범한 고등학교가 교직원들의 헌신과 학부모들의 지원으로 새롭게 태어나,명문대 입학생들이 많아지면서 타 지역에서도 전학을 올 정도로 소문이 났다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기사를 들여다 보면 이런 멋진 학교들의 공통점은 바로 '인성교육'이 근간임을 발견할 수 있다.

학교에서 바른 인격체를 기르는 것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하니 성적이 덩달아 올라간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국에서 거주할 일이 많았던 필자의 경험이 우리나라에 부는 인성교육의 전파(傳播)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해 나누고 싶다.

아이가 미국에서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의 얘기다.

캘리포니아의 명문 기숙사 학교에 지원했는데,입학 전에 학부모가 입학 담당관과 인터뷰하는 절차가 있었다.

아이가 입학하는 데 부모 인터뷰가 대수일까 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하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몇 번을 당황했는지 모른다.

먼저 그날은 내가 그때까지 해본 인터뷰 중에서 가장 힘든 인터뷰였음을 밝혀야겠다.

그 자리는 단순한 상견례 자리가 아니라,학교와 부모의 교육관이 서로 일치하는지 알아보는 자리였다.

3년 동안 이 학교에 당신의 아이를 온전히 맡길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엄격한 계약의 자리였고,서로 가치관이 다르다면 아이를 맡을 수 없다는 부분에서는 단호했다.

입학 담당관이 말한 그 학교의 교육 철학은 'honorable human being'.우리말로 하면 '훌륭한 인격체' 정도가 될까? 그런 교육 목표를 가지고 학생들에게 3년 동안 다양한 가치를 교육하고,학생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게 함으로써 내 아이가 사회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엄마들이 궁금해 할 법한 명문대학 합격률에 대한 얘기는 결단코 단 한마디도 없었다.

언급한 학교는 미국 명문대에 가장 많은 입학생을 보내는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다.

그 때문인지 그 학교에는 해마다 많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온다고 한다.

또 놀라운 것은 그 입학 담당관이 '학원'이라는 우리말을 안다는 것이었다.

이유인즉슨 우리나라 학생들이 학원에서 배워서 최고의 실력으로 입학하지만 3년 동안 버티는 학생은 극히 드물다며 우리나라의 학원을 무슨 '괴물'처럼 여기는 듯했다.

우리도 더 늦기 전에 '훌륭한 학원'을 넘어 '훌륭한 인격체'에 대해 생각해보자.우리 아이들이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원천(源泉) 경쟁력을 만들어주는 일이다.

아울러 지금 부는 인성교육의 바람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