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버지에 그 딸.'

지은희(21·캘러웨이)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휘닉스파크클래식(총상금 2억원)에서 생애 첫 우승컵을 안았다.

지은희는 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골프장(파72·길이 626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이븐파 72타를 쳐 3라운드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박희영(20·이수건설)을 1타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은희는 정규투어 데뷔 3년 만의 첫 우승을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지킨 끝에 일궈냈다.

태국 등지에서 열린 아시안여자투어에서 2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국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날 8언더파 64타의 맹타를 휘둘러 코스레코드 타이기록을 작성하면서 단독 선두로 나섰던 지은희는 둘째날은 공동 2위와 7타차까지 간격을 벌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고 마지막 날은 지키는 골프에 전념했다.

지은희는 1986∼2005년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지영기씨(53)의 맏딸.5세때 아버지한테 수상스키를 배워 하체와 허리 힘이 좋고 균형감각이 뛰어나다.

특히 장비를 바꾸면서 270야드에 달하는 장타를 내게 된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캘러웨이 'FT-3'와 'FT-5' 드라이버를 번갈아 사용하는 지은희는 지난주부터 드라이버의 스윙웨이트를 남자프로들이 사용하는 D4에서 조금 가벼운 D2로 바꿨다.

그러자 거리가 평균 10야드 이상 늘면서 270야드가 넘는 장타력을 구사하게 됐고 결국 생애 첫승으로 연결됐다.

지난해 아시안투어에서 2승을 올렸지만,후원사가 터무니없이 계약금을 낮추는 바람에 올해 '무적상태'가 된 지은희로서는 오랫동안 용품을 후원해준 캘러웨이에 대한 고마움을 우승으로 보답한 것.

이날 지은희와 동반 플레이한 '휘닉스파크의 여왕' 박희영의 추격이 거셌다.

박희영은 14번홀까지 4개의 버디를 솎아내면서 쫓아갔으나 지은희에게 여전히 4타차로 뒤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15번홀(파3)에서 지은희가 3퍼트로 보기를 범한 데 반해 박희영은 벙커에 빠지고도 파를 지켜냈고,가장 어렵다는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성공해 2타차까지 쫓아왔다.

박희영은 17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뒤 이글퍼트를 시도했다가 볼이 홀을 살짝 비켜가는 바람에 버디를 기록,파에 그친 지은희를 1타차까지 따라붙었다.

박희영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긴 버디퍼트를 시도했으나 아쉽게 파에 그쳐 승부가 가름났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