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국내 증시도 쉼없이 오르고 있다. 올 들어 지난 3월 초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조정을 찾아볼 수 없다. 특히 과거 상승장과는 달리 최근 증시의 특징은 매일 조금씩 야금야금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떨어질듯 하다가 다시 오르곤 하는 코스피지수는 어느덧 역사적 고점인 1500선을 훌쩍 넘어 16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세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2분기 중 조정 없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 연말께 1700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상당수 증권사들은 2분기에 조정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 증시가 강세를 나타내자 이 같은 조정론은 자취를 감췄다.


◆왜 오르기만 하나

최근 증시의 조정 없는 강세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첫째는 유동성의 힘이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주식을 대체할 만한 투자 대안이 없어 증시에 넘쳐나는 유동성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 같다"(이남우 메릴린치 리서치헤드)는 설명이다. 실제 외국인이 올 들어 4개월간 사들인 한국 주식은 3조원어치를 넘어서고 있다.

둘째는 경기 회복 기대감이다. 조익재 CJ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이익이 2분기 들어 서서히 개선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내수경기 회복론이 힘을 얻고 있다"며 "최근 지수 강세를 주도해온 내수 관련주와 소재주들의 급등이 이를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는 국내 주식의 밸류에이션 매력이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장기 금리는 연 4%대에 머물러 있는 반면 주식의 기대 수익률은 연 9%대로 금리 대비 두 배 이상의 매력이 있다"며 "국내 증시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11배가 투자자들에겐 전혀 부담 요인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없이 간다' vs '조정받는다'

이정호 센터장은 "최근 지수 강세 요인인 우호적인 경기 흐름과 유동성,밸류에이션 매력 등으로 봤을 때 2분기 조정론은 더 이상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며 "지수는 연말까지 완만한 우상향 추세를 쭉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심지어 일부 신중론자조차 조심스럽게 낙관론을 제시하고 있다. 조익재 센터장은 "최대 변수는 중국의 과도한 긴축과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지만 그동안 흐름을 보면 생각보다 잘 풀려가고 있다"며 "2분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예상과 달리 강하게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지만 여전히 신중론을 펴는 전문가도 있다. 김영익 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인플레에 따른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 등을 이유로 5~6월 1250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송상종 피데스투자자문 사장은 "과거 증시 역사를 보더라도 지수가 마냥 오를 수만은 없다"며 "대다수가 더 갈 것이라고 예측할 때가 돌이켜보면 위험한 국면인 경우가 많았다"며 신중론을 폈다.

◆투자 전략은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그동안 소외받은 종목들보다는 오른 종목들이 더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정호 센터장은 "내수 경기 회복과 중국의 탄탄한 수요에 기반을 둔 업종의 상대적인 강세 현상이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따라서 소재와 산업재는 물론 내수 관련 우량주들의 선별적인 매수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익재 센터장도 "만약 2분기에 중국 리스크 부각으로 조정이 일어난다면 그간 지수 강세를 주도해온 철강 조선 유화 해운주들이 상대적으로 크게 조정을 받겠지만 이들 업종의 장기 호황 사이클을 감안하면 오히려 이때가 저가 매수에 나설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