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로부터 배울 점은 '고객중시' 철학과 가치체계"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함께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찾아 혁신의 현장을 몸소 체험하는가 하면 CEO 및 사업본부장과의 릴레이 대화에 나서는 등 자신의 경영철학인 '고객가치 경영'의 실천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1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올들어 연초부터 매월 3, 4 차례에 걸쳐 LG전자, LG필립스LCD, LG화학, LG생명과학, LG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CEO 및 사업본부장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릴레이 대화에 나서고 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CEO들로부터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게 될 사업전략과 특히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듣고 의견을 나누고 있으며 특히 '고객가치'의 증진에 역점을 둘 것을 독려하고 있다.

또 지난달 25, 26일에는 강유식 ㈜LG 부회장, 구본준 LG상사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사장,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 등 최고경영진 20여명과 함께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방문해 '도요타 웨이(Toyota Way)'의 현장을 체험했다.

구 회장과 CEO들은 이틀간 도요타의 주사업장인 모토마치 공장과 협력회사인 기후차제공업의 공장을 시찰하고 조 후지오 도요타 회장과 함께 '도요타 웨이와 최고경영진의 역할'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도요타 배우기에 나섰지만 정작 도요타 수준에는 못미치고 있다"면서 "우리가 배워야 할 중요한 것은 시스템과 제도뿐 아니라 철저한 '고객중시'의 조직철학과 올바른 가치체계를 조직내에 확고히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를 위한 CEO의 역할을 강조했다.

구 회장의 바쁜 행보는 이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5월 초에는 서울 역삼동의 LG전자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디자인경쟁력 강화 추진현황을 점검하고 중순에는 그룹 계열사 및 사업장들이 지난 1년간 추진했던 혁신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개최하는 '2007년 스킬올림픽'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5월말에는 폴란드 LCD클러스터 준공식에 참석, LG전자, LG필립스LCD, LG화학, LG이노텍 등 4개 계열사와 동서전자 등 3개 협력업체가 참여해 LCD부품에서 LCD모듈, LCD TV까지 LCD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한 총 45만평 규모의 LCD클러스터 단지를 살펴보고 유럽에서의 디스플레이 사업전략을 점검할 계획이다.

LG 관계자는 "구 회장이 '고객가치경영'을 주창하고 이의 실천을 독려해온 결과 주요 계열사들의 경영지표가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으며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출시 1년6개월만에 판매량 1천만대를 돌파한 LG전자 초콜릿폰과 지난 2월과 3월 각각 출시되자 마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샤인과 프라다폰, '예술과 기술을 결합한 고품격 LCD TV'를 표방하는 '엑스캔버스 퀴담' 등은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가치 창출'을 강조하면서 구 회장이 촉구한 품질, 디자인, 서비스 등에 걸친 변화의 결실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LG전자가 올 1.4분기에 본사 기준으로 매출 6조 337억원, 영업이익 1천729억원의 실적을 달성하면서 전분기 434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고 LG필립스LCD도 분기 매출 2조 7천220억원, 영업손실 2천080억원을 기록,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는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고 LG그룹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