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pinion] 지승룡칼럼 - 회사에서 장난치는 CEO 민토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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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승룡 민들레영토 대표이사
젊은 시절 잘생긴 서구의 배우들이 TV와 영화에 늘 스타로 나왔고, 젊은 여성들은 특히 그들을 마음으로 흠모하며 사진을 보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한국 남자로 느끼는 초라함에 외국인을 보거나 외국에라도 가면 항상 긴장과 어떤 불안함이 있었다. 지금 문화한류가 동남아만이 아니라 선진국인 일본에서조차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전혀 다름 앞에 현기증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이고 그리고 이런 현상은 그렇게 금방 없어질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남성들이 다른 나라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 참 신기하고 대단한 것 같다. 이런 문화를 창출해 낸 신세대들과 그 신세대에게 영향을 주는 상품을 개발한 문화의 아방가르드(전사)들이 고마울 뿐이다.
그런데 나는 이것이 단순한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온 사회 현상이라고 하는 것을 요즘 느끼고 있다. 청계천 복원이 서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든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싸이 매체들이 기존에 아날로그 매체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사회 저변에서부터 부는 하나의 운동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이제 우리 사회는 산업 사회를 적어도 넘어선 것 같다. 그리고 90년대부터 이야기 된 지식사회도 이미 넘어선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다. 바로 문화사회, 문화시대의 도래되었다는 것이 결론이다.
어떤 제품도 제품 자체에 의한 구별은 별로 없는 듯하다. 결국은 그 제품의 이미지가 무엇이냐, 그 제품의 홍보와 마케팅을 어떻게 해 냈느냐에 따라 제품이 정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문화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결국 기존의 것과 다른 차별감, 그리고 구별감이다. 인식적 정보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을 소비하는 정신적 만족에 의해 상품이 결정되는 현상이 바로 이 문화 사회의 키워드다.
이 문화사회의 핵심 가치를 모르면 혼돈스럽겠지만, 이것을 꿰뚫으면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문화사회가 아주 쉽고 명료하고 그리고 재밌다. 그것이 무엇인가? 이성적 인지가 아니라 감성적 이미지에 의해 상품이 기억되고 선택된다는 것이다. 또한 체계적 시스템이 아닌 입체적 영향이 문화 시대의 조직적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스타벅스에 가서 차를 마시고 있다는 것, 그리고 Take out 을 해서 길거리에서 차를 마신다는 것은 단순한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왠지 모르는 정신적 만족감, 행복감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같은 곳을 소비한다고 말할 수 있다. 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마음을 알려주는 것처럼, 또 Sea Food Restaurant 에서 펄떡이는 물고기와 건강한 웰빙 식사를 했다는 정신적 만족감이 고객을 계속 소비자로 묶어 두고 있다. 감성에 중요한 경쟁력은 아는 것이 아니라 느낀다는 것이고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것이다. 별로 잘 해준 것이 없는데도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가면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들, 명절날 잔뜩 차려 놓으시고도 밥을 먹고 있는 우리를 그윽하게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애잔한 눈물, 심한 농담을 하지만 미운 게 아니라 사랑스런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의 이야기... 이러한 것들이 늘 경쟁하고 늘 부딪치고 늘 더 많은 생산적 과제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위로가 되고 일상성을 탈출하는 행복을 주고 있다.
경영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따뜻하며 잔잔한 행복을 준다면 그 경영 CEO는 상당히 성공적인 사람이다. 나는 작년에 그 분 품에서 자라고 그 분 기도 소리를 들으며 성장한 할머니와 영원한 이별을 했다. 내가 할머니의 마지막 의식을 본 것은 '내가 조금 더 집에 있었으면...'하는 아쉬움 속에 눈물로 나를 배웅하는 모습을 볼 때였다. 노래 하나를 불러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할머니의 감춰져왔던 여성의 감성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이후 할머니가 쓰러지셨다. 한 달 동안 계셨는데, 딱 한 번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셨는데, 그냥 우셨다. 그리고 입관하는 날, 나는 그 할머니 귀에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드렸다. 늘 불효했던 내가 할머니에게 처음이면서 마지막이고 단 한 번인 감성 효도를 한 것 같다. 그러면서 나는 요즘 이렇게 생각한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장난치면서 살자, 잘난 척 하지 말고 마음 깊은 것을 솔직히 이야기 하면서 살자.' 이것이 친구와 집에서만이 아니라 거리와 특별히 내 직장에서 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차 한 잔 지금 마시며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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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칼럼니스트 프로필 및 저서소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 민들레영토의 대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노점상으로 모은 2,000만원으로 시작한 10평짜리 카페가 10년 만에 4,000평이 넘는 규모로 발전했다. 현재 민들레영토는 국내 카페 브랜드 인지도 1위, 국내 외식업소 고객 만족도 1위를 자랑하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저서로 <민들레영토에 핀 사랑>, <선배처럼 살아라>, <민들레영토 희망 스토리>가 있다.
이 글은 한경닷컴 '초청칼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다른 칼럼을 더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http://www.hankyung.com/board/list.php?id=column_invite&no=1&page=1
젊은 시절 잘생긴 서구의 배우들이 TV와 영화에 늘 스타로 나왔고, 젊은 여성들은 특히 그들을 마음으로 흠모하며 사진을 보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한국 남자로 느끼는 초라함에 외국인을 보거나 외국에라도 가면 항상 긴장과 어떤 불안함이 있었다. 지금 문화한류가 동남아만이 아니라 선진국인 일본에서조차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전혀 다름 앞에 현기증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이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사실이고 그리고 이런 현상은 그렇게 금방 없어질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특히 남성들이 다른 나라 여성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 참 신기하고 대단한 것 같다. 이런 문화를 창출해 낸 신세대들과 그 신세대에게 영향을 주는 상품을 개발한 문화의 아방가르드(전사)들이 고마울 뿐이다.
그런데 나는 이것이 단순한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온 사회 현상이라고 하는 것을 요즘 느끼고 있다. 청계천 복원이 서울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든지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싸이 매체들이 기존에 아날로그 매체를 넘어서는 영향력을 갖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게 되었고 그리고 이것이 우리 사회 저변에서부터 부는 하나의 운동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이제 우리 사회는 산업 사회를 적어도 넘어선 것 같다. 그리고 90년대부터 이야기 된 지식사회도 이미 넘어선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한다. 바로 문화사회, 문화시대의 도래되었다는 것이 결론이다.
어떤 제품도 제품 자체에 의한 구별은 별로 없는 듯하다. 결국은 그 제품의 이미지가 무엇이냐, 그 제품의 홍보와 마케팅을 어떻게 해 냈느냐에 따라 제품이 정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문화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결국 기존의 것과 다른 차별감, 그리고 구별감이다. 인식적 정보에 의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품을 소비하는 정신적 만족에 의해 상품이 결정되는 현상이 바로 이 문화 사회의 키워드다.
이 문화사회의 핵심 가치를 모르면 혼돈스럽겠지만, 이것을 꿰뚫으면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아니라 문화사회가 아주 쉽고 명료하고 그리고 재밌다. 그것이 무엇인가? 이성적 인지가 아니라 감성적 이미지에 의해 상품이 기억되고 선택된다는 것이다. 또한 체계적 시스템이 아닌 입체적 영향이 문화 시대의 조직적 요소라고 말할 수 있다. 스타벅스에 가서 차를 마시고 있다는 것, 그리고 Take out 을 해서 길거리에서 차를 마신다는 것은 단순한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왠지 모르는 정신적 만족감, 행복감일 것이다. 그래서 요즘 많은 사람들이 스타벅스같은 곳을 소비한다고 말할 수 있다. 비가 촉촉히 내리는 날 따뜻한 커피 한 잔이 마음을 알려주는 것처럼, 또 Sea Food Restaurant 에서 펄떡이는 물고기와 건강한 웰빙 식사를 했다는 정신적 만족감이 고객을 계속 소비자로 묶어 두고 있다. 감성에 중요한 경쟁력은 아는 것이 아니라 느낀다는 것이고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미치게 한다는 것이다. 별로 잘 해준 것이 없는데도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가면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들, 명절날 잔뜩 차려 놓으시고도 밥을 먹고 있는 우리를 그윽하게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애잔한 눈물, 심한 농담을 하지만 미운 게 아니라 사랑스런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의 이야기... 이러한 것들이 늘 경쟁하고 늘 부딪치고 늘 더 많은 생산적 과제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위로가 되고 일상성을 탈출하는 행복을 주고 있다.
경영이 그렇게 어렵지 않고, 따뜻하며 잔잔한 행복을 준다면 그 경영 CEO는 상당히 성공적인 사람이다. 나는 작년에 그 분 품에서 자라고 그 분 기도 소리를 들으며 성장한 할머니와 영원한 이별을 했다. 내가 할머니의 마지막 의식을 본 것은 '내가 조금 더 집에 있었으면...'하는 아쉬움 속에 눈물로 나를 배웅하는 모습을 볼 때였다. 노래 하나를 불러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할머니의 감춰져왔던 여성의 감성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이후 할머니가 쓰러지셨다. 한 달 동안 계셨는데, 딱 한 번 눈을 뜨고 나를 바라보셨는데, 그냥 우셨다. 그리고 입관하는 날, 나는 그 할머니 귀에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드렸다. 늘 불효했던 내가 할머니에게 처음이면서 마지막이고 단 한 번인 감성 효도를 한 것 같다. 그러면서 나는 요즘 이렇게 생각한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장난치면서 살자, 잘난 척 하지 말고 마음 깊은 것을 솔직히 이야기 하면서 살자.' 이것이 친구와 집에서만이 아니라 거리와 특별히 내 직장에서 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차 한 잔 지금 마시며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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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청 칼럼니스트 프로필 및 저서소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 민들레영토의 대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노점상으로 모은 2,000만원으로 시작한 10평짜리 카페가 10년 만에 4,000평이 넘는 규모로 발전했다. 현재 민들레영토는 국내 카페 브랜드 인지도 1위, 국내 외식업소 고객 만족도 1위를 자랑하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저서로 <민들레영토에 핀 사랑>, <선배처럼 살아라>, <민들레영토 희망 스토리>가 있다.
이 글은 한경닷컴 '초청칼럼'에 게재된 글입니다. 다른 칼럼을 더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 http://www.hankyung.com/board/list.php?id=column_invite&no=1&page=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