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일본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부상했다.

일본 재무성은 작년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 일본과 중국의 무역액(홍콩 제외)이 총 25조4276억엔(약 2148억달러)에 달해 중국이 일본의 최대 교역국으로 등장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일본과 미국의 무역액은 25조1608억엔에 그쳤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일본의 최대 무역 상대국 자리를 차지한 건 전후 처음이다.

홍콩을 포함한 일본의 대(對) 중국 교역액은 2004년 대 미국 교역액을 추월했었다.

지난해 일본의 대중 무역은 반도체와 전자 부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21.2% 증가한 11조3145억엔,수입은 13.0% 늘어난 14조1131억엔을 기록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일본의 대중 무역적자는 2조7986억엔으로 3년 만에 적자폭이 감소했다.

중국과 일본 간 교역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 일본-미국 간 교역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지난 3월의 경우 일본의 대 미국 수출은 2.4%,수입은 3.5% 증가했다.

일본 재무성 관리인 고이치 노스는 "이 같은 현상은 일본과 중국의 상호 경제 의존도가 크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많은 일본 제조업체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어 중국과의 교역 증가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히데오 아하시 센슈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는 이웃에 매우 큰 시장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통계"라며 "두 나라의 경제협력 관계는 정치적인 갈등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강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회계연도 중 일본의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3.4% 증가한 77조4609억엔,수입은 13% 늘어난 68조4069억엔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전체 무역 흑자는 전년 대비 16.4% 증가한 9조540억엔을 기록했다.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사상 최대 흑자폭이다.

엔화 약세 효과로 일본 기업들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결과다.

일본의 무역흑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현재 9000억달러를 돌파한 일본 외환보유액은 조만간 1조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외환보유국인 일본의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은 9089억5800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