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면 회사 실적은 자연히 좋아지지요.

생산성 혁신에는 끝이 있을 수 없습니다."

조 후지오 일본 도요타자동차 회장(70)은 23일 서울 광화문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도요타는 신기술과 신제품을 개발해 좋은 차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공급할 뿐"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도요타는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가 늘고 있고 순이익도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고 이익을 경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자동차 등 한국 자동차 업체들과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도요타 8대 협력 업체 가운데 하나인 기후차체공업의 호시노 데쓰오 회장이 이날 외교부에서 한국 정부가 수여하는 수교훈장 숭례장을 받은 것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기후차체공업은 1990년 이후 1000개가 넘는 한국 기업을 상대로 도요타 생산 방식(TPS)의 노하우를 전수해 훈장을 받았다.

다음은 외교통상부 18층 리셉션장에서 가진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


-협력업체가 도요타 방식으로 수상한 소감은.

"영광이다.

도요타 관계 회사가 한국 경제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양국 관계 개선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수상을 한 호시노 기후차체공업 회장은 오랜 친구로 내가 상을 받은 것 이상으로 기쁘다.

이렇게 좋은 상을 준 한국 정부에 감사하고 싶다."


-기업 간 협력은 확대되고 있으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한·중·일 3국은 경제적으로 상호 협력해야 모두 발전할 수 있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세계 시장을 내다보고 뭉쳐야 한다.

3국이 공동 기술개발 등을 통해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다."


-한국은 미국과 먼저 FTA 협상을 타결지었다. 일본과의 협상 전망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일본 내에서 농업 부문의 반대가 예상외로 강한 것 같다.

그렇지만 한·일 FTA는 두 나라 모두에 이익을 주는 만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난관은 있지만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자동차 업체와 협력 확대 방안은 있나.

"한국 자동차 메이커와는 선의의 경쟁을 희망하고 있다.

경쟁은 하되 상호간 '윈-윈'하는 방향으로 충분히 협력 확대가 가능하다.

자동차 전기장치 및 일반 부품의 공동 개발과 생산은 지금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다."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계획이 있다면.

"선배 경영자들로부터 들은 '말만으로는 안 된다.

실천에 옮겨라'라는 경구를 항상 마음 속에 새기며 살고 있다.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상은 한·일 관계 개선에 더욱 기여하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

자동차산업 협력 확대를 포함해 양국이 더욱 우호적인 이웃이 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

조 회장은 이날 도요타 생산 방식 전파로 협력 회사가 외국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데 매우 고무된 표정이었다.

특히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예정에 없던 인사말을 요청하자 "나는 고대사에 관심이 많아 2000년 이상 된 한·일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도자기 굽는 것이 취미일 정도로 한국과는 뗄 수 없는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고 소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조 회장은 오쿠다 히로시 회장에 이어 지난해 6월 도요타자동차 회장직에 올랐다.

최인한/김현석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