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운동장 부지에 들어설 '월드디자인플라자'를 국제공모를 통해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건축물로 만들어 그 자체로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시는 23일 서울의 도시 디자인을 총괄할 '디자인서울총괄본부'를 시장 직속기관으로 신설하고,본부장에 공공디자인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인 권영걸 서울대 미술대학장(56)을 임명했다.

서울시의 CDO(최고디자인책임자·Chief Design Officer) 격인 권 본부장의 직급은 부시장급.

권 본부장의 취임 일성은 서울의 도시 디자인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중국 상하이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처럼 서울도 시내 곳곳이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공공건축물은 물론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건축물에 대해서도 디자인을 건축 심의의 최우선 요소로 고려할 것입니다."

권 본부장은 도시 미관을 저해하는 옥외광고물도 주요 개선 대상으로 삼고 있다.

디자인서울총괄본부에서 직접 간판이나 현수막 디자인을 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개인과 공공기관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그는 이와 관련,"옥외광고물 리모델링 이전과 이후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청사진을 만들어 간판주나 점주들을 설득하겠다"며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을 하는 것보다 이러한 방식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권 본부장은 서울의 장기적인 도시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3개월 내 '도시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마련,시정 전반에 적용할 계획이다.

그는 "이번 가이드라인은 단순한 규제 차원에서 벗어나 시민사회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서울시가 이를 지원하는 '부드러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디자인서울총괄본부의 발족과 관련,"그동안 시청 내 여러 조직에 분산됐던 디자인 관련 기능이 권 본부장이 맡은 디자인서울총괄본부로 통합된다"고 설명했다.

권 본부장은 2년간의 공직 수행을 위해 곧 서울대에 휴직원을 낼 예정이다.

보성고와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디자인학 석사,고려대 건축공학과에서 건축계획학 박사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현재 한국공공디자인학회 회장직도 맡고 있으며 1990년대 초부터 50여개국 370여개 디자인 선진도시를 돌아보며 공간 활용 및 배치,색채 디자인 등을 연구해 온 공공디자인의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