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님들께 밥 좀 사야겠습니다."

검사들이 일을 안해 사건이 씨가 말랐다는 변호사들의 하소연이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서초동 변호사들의 얼굴이 반쪽이다.

검찰 고위 간부들도 "검찰이 바쁘면 국민들이 피곤하다"며 아예 대놓고 개점 휴업을 선언하는 판이다.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라는 암시다.

그런데 사고가 터졌다.

발원지는 다름 아닌 전·현직 검찰 총수들.정상명 현 검찰총장이 풍수지리가를 혁신아카데미에 불러 자문을 구한 게 발단(?)이다.

"터가 안 좋은지 시끄러워요.

검찰청을 지을 때 땅을 봐준 사람이 험한 땅이라고 하던데…." 이 말이 신통력을 발휘했는지 그날 저녁 전임 송광수 검찰총장이 난데없이 2002년 대선자금을 도마에 올렸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나라당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 1을 더 썼다면 그만두겠다"고 장담했는데 검찰 조사로 10분의 2,3을 찾아냈다고 폭로한 것.이로 인해 정치권에서는 특검까지 거론하는 상황이다.

이용훈 대법원장까지 싸잡아 공격했다는 점에서 송 전 총장이 국회 입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기는 하다.

경위야 어찌됐건 검사의 '힘'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임에 틀림없다.

올해는 정말 검찰이 '덜 바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