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경기 저점을 통과하고 있으며 2.4분기이후 경기가 전환,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경기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한국경제'라는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과 궤적이 유사한 산업생산증가율은 지난해 4.4분기 5.2%에서 올해 1∼2월 평균 3.6%로 하락해, 지난 저점인 2005년 1.4분기의 3.5%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며 "한국 경제는 경기 저점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올해 경기가 1.4분기에 저점을 통과해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수출의 성장 견인력은 감소하고 내수 회복세가 이를 대체할 것이라는게 연구원의 예상이다.

또 연구원은 민간소비가 올해 들어 자산시장 호황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이같은 회복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구매력이 고용확대가 아닌 자산시장 호황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설비투자는 2005년 하반기이후 기계류 부문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지만, 선행지표인 설비투자조정압력은 지난 3.4분기 8%포인트대에서 4.4분기 3.5%포인트, 올해 1∼2월 2.1%포인트로 하락해 향후 증가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원은 내다봤다.

건설투자는 공공 토목 부문 덕에 일시적으로 침체국면을 탈출한 모습이지만, 전년 동기대비 건축허가면적 증가율이 지난해 3.4분기 75.0%의 급등세에서 4.4분기 -2.8%의 감소세로 반전된데다 강력한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의 영향으로 민간부문은 침체가 우려되고 있어 공공부문에서 대대적인 수요가 발생하지 않는 한 반짝회복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원은 우려했다.

연구원은 수출이 올해 1.4분기에도 지난해의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요 수출국들의 경제상황 악화에 따라 하락세로 반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전년 동기대비 국내 수출신용장내도액 증가율은 지난해 3.4분기 31.6%에서 올해 1.4분기 5.7%로 크게 둔화됐고, 수출용 수입액 증가율도 같은 기간 23.4%에서 6.8%로 낮아져 수출 둔화가능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연구원은 "올해 국내 경제 상황은 그동안 국내경기를 지탱해오던 수출의 성장 견인력 약화로 내수부문의 성장세가 결정할 것"이라며 "최근 내수경기는 자산시장 호황에 따라 소비부문에서 회복의 불씨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이 불씨가 내수경기의 본격적 상승세로 이뤄질 수 있게 소비에 직접적 자극을 줄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소비에 직접적 자극을 주기 위해 중소기업 고용장려금 확대와 특별소비세와 저소득층 생필품 부가세 등 소비관련 세제의 한시적 감면 등을 검토하고, 가계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가계부채가 가계구매력의 발목을 잡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 밖에 규제개혁과 투자유인 인센티브 도입 등을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와 탄력적 부동산 정책운용을 통한 건설투자의 침체 방지, 환율 변동성 완화와 통상마찰 최소화를 통한 수출 경기의 급락 예방, 대선정국 상황에서 정책 입안과 집행 과정의 투명성 확보, 재경부의 정책조율기능 강화를 통한 정치적인 경기순환 방지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