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연초 제시한 '최우선 추천주(톱픽 오브 더 톱픽)'들이 전반적으로 이름 값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우증권이 추천한 두산중공업만 연초 대비 70%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을 비롯한 12개 주요 증권사 중 SK 굿모닝신한 동양종금 대신 현대 미래에셋 대한투자 등 7개 증권사의 최우선 추천주들이 코스피지수 상승률(5.5%)을 밑돌고 있다.

특히 SK증권이 추천한 CJ는 올 들어 이날까지 14.3%나 하락했고 굿모닝신한증권의 SK텔레콤(-13.5%),동양종금증권의 KT(-11.7%) 등도 10%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 롯데쇼핑 신세계 삼성화재 등도 최우선 추천주로 꼽혔지만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최근까지 업종별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뚜렷히 전개되면서 소외된 IT(정보기술)나 통신주를 추천한 증권사들이 쓴 맛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해 대우증권이 강력 추천한 두산중공업은 올 들어 73.6%나 급등했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발전·담수화 시장 확대에다 세계적인 기술력까지 갖춰 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며 "수주 기대감을 선반영하고 있으나 높은 성장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이 추천한 SK㈜(31.4%)나 메리츠증권이 권한 한화석유화학(21.9%) 등도 20%가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SK㈜는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수혜가 호재로 작용했으며,한화석유화학도 주요 제품가격의 강세를 타고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대한항공(15.1%)과 삼성증권의 우리금융(13.9%) 등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아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최근까지 증시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강세흐름을 보였으나 증권사 최우선 추천주를 참고로 투자한 일반투자자의 절반 이상은 수익률 부진에 애가 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업황 회복 시기에 대한 연초 전망과 현실이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초 제시된 추천주는 올 전체를 내다본 것이어서 1분기를 막 지난 시점에서 추천 종목의 성패를 말하는 건 다소 이른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