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타리카의 숲에서 개구리들이 급격히 사라지는 원인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세균 감염 뿐 아니라 땅을 덮는 나뭇잎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플로리다 국제대학과 코스타리카 대학,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주립대학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이 지역 환경에 관한 35년 동안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제의 병균에 감염되지 않는 도마뱀들 역시 개구리와 비슷한 비율로 급감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그 원인은 땅을 덮고 있는 나뭇잎의 양이 줄어든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지구적으로 양서류가 줄어드는 현상은 "보존 생물학의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라며 서식지 파괴 같은 인위적인 요인이 없는데도 종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드는 수수께끼 같은 현상이 특히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네이처지에는 이 지역의 개구리들이 급감하는 이유가 양서류에 치명적인 카이트리드 진균이라는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이 논문은 중남미의 문제 지역에서 일어난 기후 변화가 이 세균의 번식에 완벽한 조건을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발표한 학자들은 코스타리카의 자연 보호지역 라 셀바 우림지역에서 지난 1970~2005년 사이에 양서류 개체수가 75%나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이와 함께 이 균에 감염되지 않는 파충류들까지 비슷한 비율로 줄어들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이 지역 숲의 나무들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나뭇잎의 양이 75%나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땅에 떨어진 나뭇잎은 양서류와 도마뱀들에 먹이와 은신처를 제공하는 필수적인 서식환경이다.

연구진은 이 지역의 기후 변화가 서식지 감소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20년 동안 점점 더워지고 습해진 환경이 떨어지는 나뭇잎의 양이나 잎의 부패에 영향을 미쳐 땅에 쌓인 잎의 양을 급감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런던동물학회 수석 학예사 폴 피어스-켈리 박사는 "종의 감소라는 복잡한 자연현상을 지적하는 흥미있는 연구"라고 논평하고 "하나의 종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변화라도 종을 약화시키고 질병 등 다른 영향에 보다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보호지역이라 할지라도 환경은 온도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