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스 아르네 슈로더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 총지배인(38)은 글로벌 리조트 업계에선 나름대로 유명 인사다.

2003년 힐튼 쿠알라룸푸르 호텔을 개장할 때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첫 주 만에 60%의 객실 점유율을 기록,업계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됐을 정도다.

그런 그가 한국에 와선 남해 리조트 근처에 있는 경남 남해군 서면의 해성고등학교에서 영어 초빙교사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 8월부터 슈로더씨가 사는 곳은 경남 사천공항에서 자동차로 1시간여 걸리는 한적한 어촌마을."자연을 느끼고 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입니다.

힐튼이 한국의 첫 리조트로 남해를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죠."

리조트 개장 준비로 바빴던 지난해엔 서면 일대에서는 거의 유일한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언어 소통도 안 돼 주민들과 접촉할 기회가 드물었다.

그러다 리조트 경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이르자 슈로더 총지배인은 마을 주민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네 살난 딸 아이가 인근 초등학교 부설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요.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아이라 낯설 법도 한데 인근 마을 아이들이 잘 해줘 적응을 쉽게 했습니다.

나도 뭔가 주민들을 위해 해 줄 일을 찾았죠."

때마침 지난 2월 말,남해 리조트 근처에 있는 해성고교에서 영어강사를 해주면 어떻겠느냐는 요청을 해왔다.

"기꺼이 받아들였죠.나도 독일인이지만 해외 근무 경험이 많은 네 명의 외국인이 돌아가면서 수업을 하고 있어요.

한국 영어가 암기와 읽기 위주이잖아요.

우리들은 실생활에 꼭 필요한 말하기 훈련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슈로더 총지배인은 남해 리조트와 토착 기업과의 협력을 위한 사업도 구상 중이다.

"골프와 스파가 주요 프로그램인데 여기에 남해군 내 이벤트 전문업체와 손잡고 마늘밭 체험 행사,섬으로의 낚시 여행 등을 추가할 겁니다." 직원들의 35%를 남해 현지에서 뽑은 것도 '남해 사랑'에서다.

남해=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