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일본에서는 지난 30년사이에 남아 출산율이 꾸준히 줄면서 남녀간 성비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미국 피츠버그 대학 보건대학원 역학교수 데브라 리 데이비스 박사는 과학전문지 '환경보건전망(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미국과 일본은 1970년 각각 105.5-100과 106.3-100이었던 남녀출산율 성비가 2001년에는 104.6-100과 105-100으로 각각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데이비스 박사는 숫자상으로는 대수롭지 않은 변화로 보일지 모르지만 이는 환경오염이 남성의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아 출산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분비저하, 정자 수 감소, 고환암 증가 등 남성의 생식건강이 위험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다른 신호들의 출현과 때를 같이하고 있다고 데이비스 박사는 지적했다.

데이비스 박사는 환경독소 노출이 여아보다는 유독 남아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이유는 남성의 성을 결정하는 Y염색체를 가진 정자와 남성태아의 생존능력에 특히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근 몇 십 년동안 전반적으로 태아 사망률은 줄어들고 있는데도 유독 남성태아 사망률은 증가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1990년대 태아사망률의 3분의 2를 남성태아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데이비스 박사는 특정 환경오염 물질에 크게 노출되었을 때 남성이 아들을 낳을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많은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1976년 이탈리아의 세베소에서 한 농약공장의 폭발로 대량의 다이옥신이 방출되었을 때 그 지방 남성들은 아들보다 딸을 많이 낳았고 러시아의 한 농약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들의 출산율 성비는 반반인데 남성근로자들의 남아출산율은 38%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그는 지적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