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인 아나킨라(Anakinra)가 제2형(성인) 당뇨병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위스 취리히대학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마크 도나스 박사는 미국의 의학전문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 최신호(4월12일자)에 실린 연구논문에서 아나킨라가 당뇨병 환자의 장기간 혈당수치인 당화혈색소(A1c)를 상당히 낮추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헬스데이 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아나킨라는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인 인터류킨-1 베타의 활동을 억제하는 인터류킨-1 수용체 길항제이다.

도나스 박사는 70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이 중 34명에게만 하루 1회씩 아나킨라 100mg을 13주 동안 주사한 결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대조군에 비해 평균 0.46% 낮아졌다고 밝혔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은 당화혈색소 수치가 대개 5% 내외이다.

이 수치가 올라갈수록 당뇨병 합병증인 심장병, 신경장애, 신부전, 시력손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도나스 박사는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거나 우리 몸이 인슐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저하돼 발생하지만 제1형(소아) 당뇨병처럼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되는 경우도 있으며 인터류킨-1 베타가 그 요인 중 하나라고 밝혔다.

도나스 박사는 아나킨라의 투여로 이렇다할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히고 앞으로 보다 규모가 큰 임상시험을 통해 아나킨라의 적정 투여량과 투여기간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뉴욕 대학 메디컬센터 내분비내과전문의 스튜어트 웨이스 박사는 "염증이 당뇨병과 관계가 있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논평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