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지난 9일 사상 최초로 1500선을 돌파한데 이어 1510선에 안착하는 등 낙관적인 투자심리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작년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LG필립스LCD의 적자폭이 큰 폭 줄어 하반기 턴어라드 기대감까지 주고 있는 등 악재보다는 호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코스피시장의 투자심리가 지난주 중반부터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도달한데다 기술적 지표들도 숨고르기 과정에 들어갔다는 게 증권업계 진단이다.

12일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과격한 조정을 예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미 FTA 체결과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기대감 등이 겹치면서 다소 과하게 부풀어오른 투자심리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가속화되고 있는 시장의 속도를 줄이고 한 숨 돌릴 필요가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주도주의 교체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점차 가열되고 있지만 IT의 주도주 복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 회복에 환율부담을 극복하는 것도 버거울 것이라는 게 이유다.
그는 "LG필립스LCD의 실적발표 이후 오랜만에 대형 IT주들이 높은 상승탄력을 나타냈지만 주도주 교체가 쉽사리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IT 주력 제품들의 가격 변동성이 여전히 남아있고 재차 강세로 돌아서고 있는 원화의 부담을 극복하는 일도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설명했다.

반면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LG필립스LCD 효과가 주식시장을 강타했다"면서 "IT업종이 다시 시장의 중심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기대했다.

더 나아가 IT업종의 주가와 향후 실적 개선 가능성을 감안하면 최근의 주가 상승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초부터 IT업종이 타업종 대비 할인 거래되는 밸류에이션 역전 현상이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며 "IT업종이 단기적인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타업종 대비 선호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주에 예정된 삼성전자의 실적이 긍정적인 효가를 줄 경우에는 IT의 주도권 회복은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