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스판 무늬에 럭셔리한 의자.무의식의 공간에 놓인 빈 의자는 누군가 앉았고 앞으로 누군가 앉을 것 같은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장식적이면서 세련된 화면을 보여온 서양화가 손진아씨(38)의 초대전이 서울 관훈동 아트사이드에서 열리고 있다.

점점 마음의 눈이 멀어지는 현대인들에게 본질의 의미를 되묻는다는 의미에서 전시 주제도 설치작품 제목을 딴 '블라인드 마인드(Blind mind)'로 붙였다.

10년 넘게 의자를 모티브로 회화작업을 선보여 온 손씨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 30여점과 대형 설치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설치작품 '블라인드 마인드(Blind Mind)'는 약 6m 높이로 스테인리스스틸과 폴리에스터 레진,유리 등을 활용,평면작품에 나타난 의자의 의미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것.몽환적인 공간과 오브제는 무미건조한 듯한 느낌을 주면서도 묘한 공감각적 매력을 발산한다.

이 작품은 일상의 단조로움과 존재의 의미를 표현한 소파 의자 그림들과도 잘 조화된다.

숙명여대와 홍익대 대학원 졸업 후 뉴욕주립대학원에서 회화를 공부한 손씨는 "작품 속의 의자에는 인간의 마음 속에 내재된 초현실적 무의식,실존,소통,자아,나르시즘 등이 앉아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점당 500만원~2000만원이다. 17일까지.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