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1500선이라는 장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면서 장기 상승 추세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모멘텀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승은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만 높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1분기 이후 전망이 더 중요

10일 삼성증권은 실적발표 시즌에 돌입함에 따라 1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발표가 1500대 안착을 위한 첫 승부처로 예상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FnGuide)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59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한달전 추정치인 1조7800억원에 비해 큰 폭 하향조정된 것이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1조3000억원 수준까지 내다보고 있는 만큼 시장의 기대 자체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시장에서도 부진한 실적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낮지만 향후 실적에 대한 전망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이 연구원은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저점은 2분기가 될 것이며, 최근 반도체 및 낸드 가격의 반등 움직임도 긍정적이어서 우호적인 전망이 제시된다면 1500선 안착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비상걸린 투신권..신규자금 유입 기대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전혀 조급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오히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투신권이나 주식 포지션이 없는 투자자라는 지적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금도 외국인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매수세 반대편에서 투신권의 환매가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며 "투신권의 환매와 이로 인한 기관의 매도 압력은 당분간 계속된다고 봐야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1500선 안착에 성공할 경우 신규 자금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고객예탁금은 이미 10조원을 회복한데다 과거 미수금을 대체하는 신용융자잔고 또한 올 2월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연구원은 설명했다.

투신권의 자금이 유턴한다면 주식비중도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해석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