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역사적 고점인 1500선을 찍었다.

지난주 협상이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증시도 새로운 시대의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국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또 외국인의 순매수 재개와 더불어 한·미 FTA 체결,북핵문제 해결,한국 증시의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 등 잇단 이벤트성 호재도 이날 주가를 끌어올렸다.

시장의 관심은 1500선 이후 지수 흐름에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500선 이후 단기 흐름에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하반기 1600~1700선을 향한 순항이 이어질 것이라는 데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스피지수 제2막을 열다

코스피지수는 2005년 6월 1000에 안착한 지 22개월 만에 1500선을 밟았다.

이날 1500선 돌파의 일등공신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1600억원어치 이상 사들이며 지난 3일 이후 1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은 건설 기계 은행 운수창고 업종은 사상 최고치 돌파의 선봉에 섰다.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외국인의 최근 순매수 행진은 한국이 이머징마켓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경기가 좋아지면 2~3년간 강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급상 이유뿐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내재가치)도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기업 실적 개선 및 경기 회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날 1500선 돌파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1500선은 기술적으로 1989년과 1994년의 고점을 연결하는 장기 저항선이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코스피지수는 미국 다우지수의 1984년 이후 대세상승 국면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우지수는 1984년 주요 저항선을 돌파한 후 1988년까지 두 배 이상 급등하는 강세장을 연출했다.


◆1500선 이후 단기 전망은 이견

1500선을 돌파한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임태섭 골드만삭스 대표는 "기대감에 의한 상승이지 아직 실적이 구체적으로 개선되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조만간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도 "1500선을 넘어선 후에는 상승 탄력이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꾸준하게 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이후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이 추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단기 전망에 대한 이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하반기 이후 추가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더불어 실적 개선이 확인된 선도 업종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주문했다.

이 전무는 "은행 건설 소비 소재 업종이 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선도 업종 내 2등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지적도 있다.

오 파트장은 "선발주들이 워낙 강하게 상승해 새롭게 추격 매수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며 "현 시점에서 업종 내 후발 주자를 매매 대상으로 삼는 것도 괜찮은 대안"이라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