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박람회(EXPO)를 준비해 온 여수시가 9일부터 유치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인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실사에 들어간다.

현지실사를 시작으로 한국의 여수와 모로코의 탕헤르(Tangier),폴란드의 브로츠와프(Wroclaw) 등 3개 도시가 본격적인 세계박람회 유치전에 돌입한다.

여수시는 2002년에 2010년 세계박람회(EXPO)의 유치를 시도했다가 중국 상하이에 패한 경험이 있다.

'와신상담'의 자세로 5년을 준비해 온 여수가 '세계박람회 재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의 박람회 주제는 '해양국가들의 관심사'와 일치

해양수산부는 까르맹 실뱅 BIE 집행위원장 등 7명의 BIE 실사단 관계자들이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밝혔다. 실사단은 서울과 여수에서 박람회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기반시설을 둘러볼 예정이다. 실사단이 눈여겨 체크하는 항목은 △박람회 명칭과 주제 △박람회장 조성계획과 재원조달 방안 △숙박ㆍ교통 등 기반시설 현황 △국내ㆍ외 홍보 방안 등이다. 6번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박람회 개최지로서의 적합성을 가늠한 후 실사 내용을 BIE 총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위원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에 따르면 정부와 여수시는 실사단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여수 박람회의 주제인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 세계 주요 국가의 관심사와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프레젠테이션에는 '박함회 이후 기후 변화에 따른 지구환경의 변화로 전 세계 해양국가들이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가칭 '여수선언'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람회 경제효과 한ㆍ일 월드컵과 맞먹어

해양부는 지난해 12월 공개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자료에 근거해 여수 세계박람회가 1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조원의 부가가치 창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추정대로라면 세계박람회의 경제적 효과는 2002년 개최된 한ㆍ일 월드컵(생산유발효과 11조5000억원,부가가치 창출 효과 6조7000억원)의 80%에 육박한다. 여기에 9만명의 인력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람회의 예상 참여인원은 795만명이다.

세계박람회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으로 분류되는 전라남도의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로,철도,항만,공항 등과 같은 사회간접자본(SOC)이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데다 박람회로 경제적인 효과의 대부분이 전라남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계박람회로 인한 생산 유발효과,고용창출 효과의 60%가량이 전라남도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최초'라는 명분,폴란드는 'EU 회원국 네트워크'가 강점

해양부는 경제여건이나 국제대회 개최경험 등에서 한국이 경쟁국인 모로코 폴란드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박람회 주제가 해양을 끼고 있는 주요 국가들의 이슈라는 점도 한국의 강점으로 꼽힌다. 모로코가 내세우는 주제는 '세계의 길,문화의 만남,세계의 화합'이며 폴란드는 '세계 경제에서의 여가문화'다.

중국 상하이와 경쟁을 벌였던 2002년보다는 상황이 유리한 것은 분명하지만 결과를 낙관할 단계는 아니다. 모로코는 '아프리카 및 이슬람권 국가에서 최초로 개최된다'는 대의명분을,폴란드는 'EU 회원국의 끈끈한 외교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아시아권에서 연속으로 대회가 개최된다'는 이유로 한국을 지지하지 않는 국가도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에 여수가 유치를 노리고 있는 2012년 세계박람회는 정식 세계박람회(등록 EXPO) 사이에 열리는 다소 작은 규모의 세계박람회(인정 EXPO)다. 인정 박람회는 주제가 명확하고 개최기간이 등록 박람회보다 짧다는게 특징이다.

송형석/광주=최성국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