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9일 개운치 않은 마음으로 6박7일 일정의 두바이,인도 방문길에 올랐다.

오랫동안 야심차게 준비해 온 해외방문이지만 묘하게도 출국 당일 악재가 두 개나 터졌기 때문이다.

우선 1996년 총선 당시 비서를 역임했던 김유찬씨가 이 전 시장에 대한 부정적 내용을 담은 '이명박 리포트'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책자에 나온 내용이야 이미 공개된 것들이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예기치 못한 돌발 사태가 터질까 봐 염려했다.

지난해 3월 미국 방문 중 '황제테니스' 논란으로 급거 귀국했던 '악몽'이 있기에 더욱 그렇다.

당내 영향력이 큰 서청원 전 대표가 이날 박근혜 전 대표를 공개적으로 지지를 선언한 것도 찜찜한 일이다.

그동안 서 전 대표를 끌어들이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는데 결국 경쟁자에게 뺏기고 말았다는 사실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서 전 대표의 지지선언이 '당심'에 미칠 영향도 우려되는 포인트다.

서 전 대표는 "박 전 대표는 탁월한 리더십과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고 평가한다"며 "그가 위기에 처한 한나라당을 구했 듯이 대한민국도 구해낼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어 "박 전 대표는 하나도 경제,둘도 경제,셋도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부친의 모습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보며 국가경영 수업을 받은 분"이라며 "대한민국의 경제를 확실히 일으켜 세울 동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의 이번 해외 방문은 지난해 6월 서울시장 퇴임 후 꾸준히 진행해온 '파워코리아 미래비전 정책탐사'의 일환이다.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는 두 나라를 찾아가 혁신적 리더십을 보여준 각국 지도자들과 대화하고,변화의 현장도 직접 확인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혁신과 변화의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 세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통치자,압둘 칼람 인도 대통령 등과 면담함으로써 '혁신적 경제지도자'의 이미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