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ODF 이어 MS '오픈 XML' 승인여부 관심

차세대 사무용 전자문서의 표준을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미 표준으로 인정받은 ODF(Open Document Format)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오피스 오픈 XML'이 오는 9월 승인 여부를 앞두고 있어서다.

전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MS가 오픈소스 시장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가져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우리나라 정부도 행정전산망 사무용 전자문서 표준을 한컴의 아래아한글에서 차세대 표준으로 바꿀 움직임이어서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지난 9일 '양립할 수 없는 글로벌 스탠더드?'란 기사를 통해 전자문서 표준 경쟁이 결과를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ODF는 무료이고 라이선스를 받을 필요가 없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ODF에 기반해 다양한 SW 제품들을 만들 수 있다.

작년 5월 국제표준화기구(ISO)가 표준으로 승인했다.

문제는 오는 9월 MS의 오픈XML을 또 하나의 글로벌 표준으로 삼을 것인지 여부를 회원국 투표로 결정키로 한 것이다.

ODF 지지자들과 일부 국가표준 사무를 담당하는 관리들은 표준이 두 개가 되면 표준제정 과정이 웃음거리가 된다고 말한다.

이들 포맷은 호환되지 않고 서로 경쟁관계이기 때문에 공개된 호환성 있는 문서를 지향하는 표준이 두 개라는 얘기는 그 자체로 모순이라는 주장이다.

MS는 그러나 자사에 대한 비판이 부당하다고 항변한다.

ODF는 원래 IBM과 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회사들에 의해 설계된 것이고 오픈XML에 대한 반대는 상업적 동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또 IBM이 MS의 ISO 인증을 반대하기 위한 대규모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오픈XML의 기술적 규정이 60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것은 미국 의회 도서관,영국 도서관,브리티시뱅크 등이 충분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자세한 기술 규정을 요구한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물론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두 개의 표준이 병존하는 경우가 없지는 않다.

DVD의 차세대 표준 전쟁에서 블루레이와 HD DVD가 그런 경우다.

문제는 각국 정부나 공공기관들이 필요에 따라 소프트웨어를 적합하게 바꿔야 하는 경우가 생길 텐데 이런 상황에서도 키는 MS 같은 회사가 쥐게 된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는 이미 MS의 소스코드 개방 문제를 놓고 티격태격했었다.

MS가 뒤늦게 전자문서 표준 전쟁에 뛰어든 것은 2003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정부가 전자문서를 ODF 기준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독일 프랑스 등 8개 정부와 50개 정부 기관들이 전자문서의 일부를 ODF로 바꾸거나 ODF 지원을 받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00개 ISO 회원국과 국제전자기술위원회(IEC) 같은 표준기구들은 오는 9월2일 오픈XML의 표준 승인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약 75%의 지지를 받아야 표준으로 승인받을 수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