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에서 기업고객본부를 담당하는 현병택 부행장은 항상 차 속에 '붉은 노끈' 한다발을 갖고 다닌다.

'홈커밍(Home-Coming) 론' 영업을 하기 위해서다.

홈커밍론은 기업은행을 떠나간 기업 고객을 다시 잡기 위한 대출 상품.이런 저런 이유로 거래가 끊긴 고객을 다시 유치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 대출 상품이다.

현 부행장은 영업 대상 기업 고객을 찾아 노끈을 선물하며 "인연의 끈을 다시 묶어 평생 이어가자"고 설득한다.

효과는 예상밖으로 좋은 편이다.

그는 "은행 간 중소기업 쟁탈전이 가열되면서 이자나 수수료 등 서로 엇비슷한 가격 요소보다는 서비스나 감성 마케팅이 영업 성패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창업주와 한 번 맺은 인연의 끈을 2세로까지 연장해 가고 있다.

중소기업 경영자 2세들의 경영 수업을 돕기 위한 '에버비즈(Ever-Biz) 클럽'과 창업주의 사업 대물림을 도와주는 '기업승계 컨설팅'이 대표적이다.

에버비즈 클럽의 회원은 현재 300명가량.2세 경영자들이 모여 세미나를 하고 친목을 다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납품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사교뿐 아니라 실속 있는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승계 컨설팅도 창업주들이 자녀들에게 회사를 안정적으로 물려줄 수 있도록 '맞춤형 상속 프로그램'을 제공해 2세까지 단골로 확보하는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