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구도 변화조짐..힐러리.줄리아니.매케인 주춤

2008년 미국 대통령선거가 초반부터 이변을 속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공화당의 루돌프 줄리아니, 존 매케인 등 기존 4강구도가 깨질 가능성을 보여 파란이 예상된다.

내년 1월 민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결정을 위한 예비선거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두고 양당 주자들이 전국 각 주를 돌며 선거자금 모금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예상외로 선전, 양당의 기대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자금 모금액이 미국 대선 판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미 특유의 선거문화를 감안할 때 오바마와 롬니의 성공적인 초반 자금 모금 결과는 향후 미국 대선구도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절대적인 후광을 업고 선거자금에 관한 한 다른 주자와 큰 격차를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힐러리 상원의원은 올 1.4분기 선거자금 모금에서 오바마보다 불과 100만 달러 많은 2천600만 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당초 힐러리와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오마바 상원의원은 2천500만달러를 기록,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의 예상외 선전에 대해 "자금 쿠데타(money coup d'etat)가 발생했다"며 일제히 주요뉴스로 보도했다.

선거전문가들은 오바마와 롬니의 부상에 대해 "여성인 힐러리, 이라크전을 지지하고 노쇠한 이미지가 완연한 매케인, 약점이 많은 줄리아니에 대해 미국민들이 조금 식상해하는 반면 40대의 오바마와 때묻지 않은 롬니의 신선함을 높이 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0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조지 부시,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양당의 초반 모금전에서 당내 후보들을 압도했었던 점을 감안할 때 힐러리와 매케인, 줄리아니 후보진영에 빨간불이 켜진게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됐다.

특히 민주당 예비선거에 참가하겠다고 밝힌 뉴햄프셔 유권자 339명을 상대로 이달초 실시한 조사에서 힐러리 상원의원의 지지율은 2월의 35%에서 27%로 하락한 반면 오바마는 21%에서 20%를 기록, 높은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고, 최근 부인의 암 발병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2월의 16%에서 21%로 상승했다.

이에 비해 공화당에서는 당초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줄리아니, 매케인 후보가 주춤하는 사이 미 대선주자 중 유일한 몰몬교도로 기독교가 주류인 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던 롬니 전 지사가 1.4분기 선거자금 확보면에서 두 주자를 무력화시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1.4분기에 롬니 전 지사는 총 2천300만달러를 모금했고 당초 힐러리에 버금가는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됐던 줄리아니는 1천500만달러, 매케인은 불과 1천250만달러를 모금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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