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주 강세를 배경으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4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4% 가까이 오르며 오랫만에 빛을 발했다.

반도체 등 IT 업황 회복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고, 그 동안 소외당했던 전기전자 업종이 부각되면서 분위기 반전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펀터멘털상 IT주들이 주도주로 부각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 역시 낮아졌다면서 구조적인 관점에서 비중을 늘려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5일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전날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가 상당히 컸지만 지난 2월 이후 단기 지지선인 56~57만원에 매수했다 60만원선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매매패턴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메모리 가격의 변동성 등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되지 않아 외국인들의 박스권 매매 행태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지금 당장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기엔 무리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들의 움직임도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하이닉스의 주가가 전날 최근 두달간 눌려있던 저항선을 뚫고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은 대규모 매도세로 대응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는 반도체 D램 가격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하나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미국의 IT매출 증가율이 빠른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IT 경기가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신흥국가의 IT 소비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베이징 올림픽 특수가 존재한다면 반영되는 시점은 지금부터란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강문성 연구원도 "IT주들이 시장을 본격적으로 견인하기엔 아직 힘에 부치지만 조정시 하락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점 등에서 안전판으로서의 중요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주도주에 대한 과열 논란이 제기되고 있고 2분기 조정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조정시 상대적 부진으로 잃을게 없는 IT주들은 방어적인 성격을 보일 것이란 게 강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는 또 구조적인 측면에서 국내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넘어 추가 상승하기 위해선 IT주들의 밸류에이션이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지수가 추가 상승할 경우 최소한 시장을 따라갈 상황은 갖췄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IT 업종에서 완전히 발을 뺄 필요는 없어 보인다면서, 바닥권을 다지는 IT주와의 '동침'을 통해 단기 강세 흐름과 전통적 약세장인 2분기를 대비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