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모처럼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대한 언론의 호의적인 보도와 전날 한덕수 총리의 임명비준이 국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된 데 따른 것이다.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3일 정례 브리핑에서 "어리둥절하다.

아직 (중동순방에서 돌아온 이후) 시차적응을 못하고 있다"며 언론의 FTA 보도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참여정부에 적대적이었던 언론이 이날만큼은 FTA 타결을 호의적으로 보도한 데 대해 "고맙다"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윤 수석은 "참여정부에 대해 한번도 우호적 글을 쓰지 않았던 칼럼니스트는 '한국은 복받은 날'이라고까지 했다"며 "일부 언론들은 제2의 건국 등 새로운 조어를 등장시켜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며 감격해 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물론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그간 참여정부와 언론과의 관계를 감안하면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도 이날 국무회의 시작에 앞서 한 신임 총리를 가리키며 "국회에서 표를 많이 많이 받았다"며 "언제 그렇게 인심을 얻었는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앞으로 FTA 지지표가 이만큼 나올까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조크를 던져 국무위원들로 하여금 폭소를 자아내게 만드는 등 한결 여유를 되찾은 표정이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