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 2월 정찰위성 '레이더 2호'의 발사로 구축한 '정찰위성 4기체제'가 '레이더 1호 기'의 고장으로 한달만에 무너졌다고 산케이(産經)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매일 한차례씩 지구촌 구석구석을 실시간 감시하겠다던 일본 정부의 방침도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레이더 1호기가 고장을 일으켜 운용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향후 4년간은 일본 정부가 목표했던 '매일 한차례씩 지구촌 정밀 감시'는 불가능하게 됐다.

특히 정부는 위성 송신 영상의 해상도 제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어 고장난 레이더 1호기의 대체위성 조속 발사에 소극적이어서 일본 '독자적인 눈'의 사각지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레이더 1호기는 내용연수 5년을 1년 남겨둔 상태에서 전원계통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정보수집위성은 일본 정부가 1998년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이후 독자적인 감시체제 구축을 위해 개발한 사실상의 정찰위성이다.

정보수집위성은 광학 위성과 레이더 위성 각 1기가 한 세트로 구성된다.

광학위성은 해상도는 높지만 주간밖에 촬영할 수 없어 야간에도 촬영 가능한 레이더 위성으로 이를 보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광학, 레이더 위성 가운데 한개라도 고장을 일으키면 정찰위성 2세트 가운데 한세트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일본은 지난 2월 레이더 2호기 발사로 2세트, 4기 체제를 구축해 지구 전 지역에 대한 정밀감시 체제에 들어갔지만 레이더 1호기가 고장남에 따라 촬영이 불가능해진 공백 시간대에는 미국 군사위성이나 상업용 위성 사진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자민당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 지난달 28일 국방관계자 합동회의를 열고 레이더 1호기 조속 복구, 정찰위성 발사 일정을 1년 이상 앞당길 것을 정부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측은 고장난 정찰위성 1호기의 복구는 매우 어렵고, 발사 일정도 기술개발 일정상 1, 2개월 이상 앞당기기는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본이 4기 위성 체제를 운용하는 것은 광학위성 3호기(2009년 예정)에 이어 레이더 3호기가 발사되는 2011년 4월께나 가능할 것이라고 산케이는 지적했다.

일본 정부 위성정보센터는 "통상 4기를 운용하려면 예비기를 포함해 6-7기가 없으면 어렵다"며 "예비기를 도입, 운용하려면 현재 예산의 2배가 필요하게 된다"고 밝혔다.

올해 정보수집위성 예산은 600억엔이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