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운동을 주도해 온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FTA 협상 타결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정권퇴진 운동을 포함한 강도 높은 투쟁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범국본은 2일 서울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한·미 FTA 협정 전면 무효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FTA 협상이 당초 시한인 3월31일을 지난 만큼 협상 타결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오종렬 범국본 공동대표는 "미국의 의회 일정에 맞춰 전체 협상이 좌지우지되는 등 우리의 국익이 아닌 미국의 국익에 따라 협상이 진행됐다"면서 "한·미 FTA를 민중의 힘으로 뒤집어 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국본은 이어 오후에는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비공개 범국본 집행책임자 연석회의를 가진 뒤 저녁에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였다.

범국본은 앞으로 매일 저녁 전국적으로 촛불집회를 강행하고 오는 7일에는 전국 규모의 대규모 규탄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미 FTA 무효 집회를 전국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하고 전문가 반대토론회도 마련키로 했다.

민주노총도 이날 한강성심병원에서 한·미 FTA 체결 반대를 주장하며 분신한 허세욱씨의 '쾌유 기원 집회'를 가졌다.

허씨는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최근 경찰의 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강행된 반 FTA 집회와 관련,참가자 220명에 대해 사법처리를 전제로 채증사진 판독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도로를 불법 점거한 집회 참가자들의 신원이 밝혀지면 이들을 불러 조사한 뒤 형법상 일반교통방해죄 등 관련 혐의가 인정될 경우 전원 입건할 방침이다.

김동욱/박민제/정호진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