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오는 5월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공식 판정이 나오는 대로 '쇠고기 뼛조각'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의 구두 약속'이라는 해법까지 내놓았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 조만간 재진출하는 미국산 쇠고기는 국내 시장에서 엄청난 폭풍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광우병 파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관세율마저 단계적으로 낮아질 경우 미국산 쇠고기의 경쟁력은 예전보다 훨씬 강력해지기 때문이다.

국산 쇠고기는 국제 시세에 비해 2.4배 정도 비싸 미국산 쇠고기가 무관세로 들어오면 국내 축산농가는 상당한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처음에는 국내 소비자들이 광우병에 대한 우려 등으로 미국산 쇠고기를 기피할 가능성이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산 쇠고기 소비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곡물을 먹여 키우는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와 맛이 비슷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다.

2003년 12월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을 중단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미국산 쇠고기는 국내 시장에서 '절대 강자'였다.

2003년 쇠고기 소비량(46만2000t) 가운데 수입 쇠고기는 29만4000t으로 63.7%를 차지했고,이 중 미국산은 19만9000t에 달했다.

국내에 들어온 수입 쇠고기의 67.7%,전체 소비량 기준으로는 43.1%가 미국산이었다.

국내 농가에서 생산하는 쇠고기(16만8000t·시장 점유율 36.3%)보다 많은 물량이 미국으로부터 들어왔던 것이다.

마블링(지방 분포도)이 미국산에 뒤지는 호주산 쇠고기는 지난해 수입 쇠고기(17만9000t)의 76.5%(13만7000t)를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관세 격차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저하로 미국산 쇠고기에 시장을 내줄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미국 호주 등 외국 업체들과 국내 농가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소비자 판매가격이 떨어져 소비자들은 싼값에 쇠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돼지고기는 국제 시세에 비해 30~40% 정도 비싼 수준이어서 경쟁력이 있는 편이다.

돼지고기 관세율은 냉장육 22.5%,냉동육 25%로 쇠고기 관세율(40%)보다 훨씬 낮다.

관세를 철폐하더라도 국내 운송비까지 감안하면 외국산 돼지고기와 닭고기의 경쟁력은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