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박세리(30·CJ)가 '커리어-그랜드슬램'(기간에 상관없이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에 바짝 다가섰다.

박세리는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미라지의 미션힐스CC 다이나쇼코스(파72·6673야드)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12타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공동선두를 달렸다.

박세리는 1998년 맥도날드LGP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을 제패했고 2001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2002년과 지난해 맥도날드LPGA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는 등 메이저대회에서 5승을 거뒀다.

그러나 유독 나비스코챔피언십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2년 대회에서 공동 9위를 한 것이 최고 성적이다.

지금까지 4대 메이저를 모두 우승한 사람은 6명에 불과하다.

박세리는 이날 잘 치기도 했지만 코스가 길고 러프가 억세지면서 우승 경쟁자들이 줄줄이 무너진 덕도 봤다.

1타 차 선두를 내달리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17번홀(파3)에서 쿼드루플보기를 하며 '7'자를 적어냈다.

6번 아이언 티샷이 나무를 맞고 떨어졌고 세컨드샷은 너무 길어서 볼이 보이지 않는 깊은 러프에 잠겼다.

오초아는 여기에서 볼을 공중으로 붕 띄워 그린에 바로 안착시키기 위해 '플롭샷'을 시도했으나 클럽이 볼 아래로 그냥 빠져나가며 '헛치기'를 하고 말았다.

네 번째 샷은 홀을 15m가량 지나갔고 3퍼트로 홀아웃했다.

선두에서 순식간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박세리는 13번홀에서 어프로치샷이 깃대를 맞고 홀 바로 옆에 떨어져 버디를 낚는 등 그때까지 3타를 줄이며 합계 5언더파를 기록했으나 15,17번홀에서는 그린미스로 연속 보기를 기록하기도했다.

다행히 18번홀(파5)에서 10m짜리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공동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상위 15위 내에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안아본 선수는 박세리가 유일하다.

박세리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런 저런 고비들을 넘기면서 많이 배웠고 실력도 는 것 같다"며 "마음을 편하게 가지니 골프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대해서는 "담담히 받아들이면서 최선을 다하겠다.

생각을 안 하려고 해도 주위에서 계속 얘기하는데 되겠느냐"며 웃었다.

박세리는 올해 자신의 10번째 대회 1라운드 후 명예의 전당에 오르게 된다.

박세리는 페테르센,미간 프란셀라와 한국시간으로 2일 오전 1시40분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첫날 선두에 나섰던 안시현(23)은 합계 1언더파 215타로 공동 6위,이정연(28)은 합계 이븐파 216타로 공동 9위를 달렸다.

1,2라운드 연속 오버파를 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이날 1언더파 71타로 간신히 언더파를 치며 합계 6오버파 222타로 공동 33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