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특급호텔들이 최근 적극적인 드라마 간접 광고(PPL)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임피리얼 팰리스 등 국내 특급호텔은 최근 각종 방송 채널에서 드라마 제작이 봇물을 이룸에 따라 장소 제공에 따른 촬영비도 받고 한류팬까지 고객으로 유치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강남에 위치한 임피리얼 팰리스의 경우 최근 종영한 SBS[034120] 드라마 '무적의 낙하산 요원'을 후원했는데 일본 관광객들이 주인공 에릭을 보려고 문전성시를 이뤘다.

안재욱 주연의 KBS 드라마 '미스터 굿바이' 촬영 때는 아시아 각국의 팬클럽이 단체로 호텔 객실에 투숙하며 촬영장인 임피리얼 팰리스에 장사진을 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임피리얼 팰리스는 MBC 드라마 '궁'에서는 '국립 왕실호텔'로 등장해 재미교포들이 한국을 방문했다가 투숙하고 갈 정도로 간접 광고 특수를 누렸다.

임피리얼 팰리스측은 "'미스터 굿바이'의 경우 호텔 드라마라서 홍보 효과가 매우 컸다"면서 "주인공인 안재욱 때문에 동남아 국가의 한 대사의 딸까지 호텔로 찾아올 정도였다"고 전했다.

최근 방영 중인 SBS 드라마 '마녀유희'에서 주인공을 맡은 한가인이 맞선을 본 장소는 그랜드 힐튼 호텔의 테라스 라운지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도 맛선 보는 장소로 활용됐던 곳이다.

SBS 드라마 '유리화'가 방영된 이후에는 주인공 이동건이 머물렀던 스위트룸을 볼 수 있게 해달라는 일본 관광객의 요청이 빗발쳤다.

최근에는 MBC 드라마 '하얀거탑', 케세라세라', SBS 드라마 '내사랑 못난이' 등에서 그랜드 힐튼의 연회장이 웨딩과 학회, 동문회 등에 활용됐다.

오는 5월 방송될 최지우 주연의 MBC 드라마 '에어시티' 또한 이곳에서 촬영됐다.

그랜드 힐튼 호텔측은 "일본에서 이 드라마가 방영된 뒤 촬영 장소를 직접 찾거나 문의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아 일본 시장에 호텔을 홍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병헌 주연의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로 주가를 날렸던 리츠칼튼 서울은 최근에는 김래원과 정려원이 출연한 MBC 드라마 '너 어느별에서 왔니' 덕분에 촬영장인 연회장 '금강홀', 중식당 '취홍'을 방문하는 고객이 늘었다.

오크우드 프리미어 코엑스 센터의 펜트하우스는 MBC 드라마 '환상의 커플'에서 한예슬과 박성민의 집으로 등장해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MBC 드라마 '궁S'의 주무대인 '황실 아카데미 수학원'은 메이필드호텔의 평생교육원인 '메이필드 스쿨'로, 주인공인 세븐의 흔적을 보려는 일본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울러 JW 메리어트 호텔은 황수정이 열연하는 SBS 드라마 '소금인형'을 위해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을 빌려줬으며,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은 KBS 드라마 '별난여자 별난남자' 촬영을 협조해줬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과 관련된 드라마를 간접 광고했을 때 고객 유치 효과가 가장 크다"면서 "한류스타가 등장하면 드라마 내용과 상관없이 국내외 고객이 몰려 나름대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호텔을 공짜로 빌려주지는 않으며 엄연히 촬영비를 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육중한 촬영장비로 인해 로비 대리석과 전등이 깨지는 경우는 부지기수며 편히 쉬려는 고객의 항의 또한 대단해 난감할 때가 많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