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 드라마는 자유형 200m에서도 어김없이 재연됐다.

세계 수영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박태환(18·경기고)은 27일(한국시간) 오후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제12회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전에서도 막판 '괴력'을 발휘하며 놓칠 것 같았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틀 전 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경기에서 대역전에 성공하며 정상에 올랐던 박태환은 이날 1분46초73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작년 말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이 세운 1분47초12의 아시아기록을 0.39초 앞당긴 것이다.

금메달은 1분43초86으로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차지했고,피터 반덴 호헨반트(네덜란드)가 1분46초28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공이 울리자 박태환은 빨려들어가듯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0.66초의 가장 빠른 스타트 반응이었다.

잠영에 이어 물 속에서 치고 나올 때까지 박태환의 동작에는 힘이 느껴졌다.

발을 모으고 위아래로 휘젓는 돌핀킥도 평소보다 거셌다.

하지만 자유형 1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호헨반트나 펠프스 등 세계적인 단거리 강자에게 스피드가 달릴 수밖에 없었다.

50m 턴을 할 때부터 100m 구간까지 박태환은 5위.

그러나 150m 구간에서 박태환은 다시 폭발적 스퍼트로 몽크를 제치고 4위로 치고 나갔다.

2개월간 집중적인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도하아시안게임 직전 근력을 되찾은 결과였다.

마지막 50m.마침내 로솔리노를 따라잡으며 3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순발력보다는 지구력을 앞세운 자유형 1500m 등 장거리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박태환이 주종목이 아닌 종목에서 또 하나의 메달을 캐내는 순간이었다.

이날 아테네올림픽 6관왕 펠프스는 '인간어뢰' 이언 소프가 2001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분44초06의 세계기록을 0.20초 앞당기며 우승,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회에 이어 자유형 200m 2연패를 달성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