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잊기 어렵지만 미래위한 길 닫아선 안돼"
"대북지원은 '퍼주기'가 아닌 '미래를 위한 투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25일 "앞으로 대한민국이 살자면 친북해야 한다.

친미도 하고 친북도 해야 한다"며 "북한을 우리하고 원수로 만들어놓고, 그 우환을 언제까지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말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공식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저녁 (한국시간 26일 새벽) 리야드 시내 알 파이잘리아 호텔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대북지원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퍼준다'고 하고, '너 북한하고 친한 정권, 친북정권이냐'하고 할 수 있느냐, 세상에 대한민국에 친북정권이 어디 있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친한 친구가 되고 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수 있지 않느냐. 항상 미래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 과거를 극복할 것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마음에 용서하기 어려운 몇 가지가 있다"고 전제한 뒤 "한국전쟁은 국민들로서 잊기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옛날 일만 가슴에 담고 그것 때문에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새롭게 열어가야 할 길을 열지 말자고 하는 것은 결국 우리가 손해보는 일이므로 가기는 가야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일관된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들을 염두에 두고 "그동안 구박을 너무 세게 받았다"고 소감을 피력한 뒤 "북한보고 '독하게 안한다'고 별로 퍼준 것도 없는데 보기에 따라 퍼줬다고 해 줄 수 있지만 그 정도의 지원은 꼭 해야 한다"며 "그것은 투자이고,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북핵문제 해결전망과 관련, 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열리고 북한이 개발되면 한국경제는 또 한번의 강한 경쟁력을 갖고 세계시장에 힘차게 진출하는 계기가 된다"고 역설한 뒤 "이를 위한 가장 큰 장애가 북핵이고, 그 문제가 해결이 안됐다"며 "설득하기 위해 많은 노력도 하고, 때로는 하고 싶은 말도 아끼고 절제하고 여러 노력을 했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국내에서 그동안 '정상회담하라'고 여러 사람이 졸랐지만 제가 하기 싫은 게 아니고 여건상 하려고 노력하려 해도 안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제 말이 맞지 않았느냐"며 "마찬가지로 이번에 남북관계, 6자회담이 잘 풀릴 것이라는 제 말이 맞을 것이고, 이번에 잘 될 거라는 제 말이 맞으면 제가 어깨에 힘을 좀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야드연합뉴스) 성기홍 김재현 기자 sgh@yna.co.kr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