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방 기획예산처 차관의 아들이 정부출연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사원이 특별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연구원 직원 채용 과정에서 당시 기획예산처 재정운용실장이던 정 차관의 아들이 특혜 채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 차관의 개입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감사원은 특히 연구원이 정 차관 아들의 서류 통과를 위해 영어성적 기준을 낮춘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원은 지난해 1월 채용공고를 내면서 토익(TOEIC) 점수 기준을 700점으로 발표했다가 하반기 모집에선 토익점수 기준을 삭제하면서 내부적으로 합격 기준을 600점으로 낮췄다.

정 차관의 아들은 원래대로라면 서류통과가 어려웠으나 기준이 변경되면서 서류전형을 통과한 후 최종합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연구원 측은 "토익점수를 낮춘 것은 지원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었을 뿐 인사청탁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정 차관도 "아들의 취업을 부탁한 적도 아는 바도 없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참여정부 마지막해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고위공직자 직무감찰 중 첩보를 받아 정 차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1977년 설립된 에너지기술연구원은 대체 에너지 및 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총인원은 349명,연간 예산은 923억여원에 이른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