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26일부터 사흘간 취임 후 세 번째로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다.

중국·러시아 정상은 이번 방문에서 양국 간 철도를 이용한 원유수송 합의서를 교환하는 등 에너지 분야의 협력체제를 다질 예정이다.



◆중국,3대 메이저 석유회사 동행

후 주석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중국의 해' 개막식 참석이 공식 목적이다.

43억달러 규모의 경제협력에 서명하는 것도 공개된 중요 일정이다.

관심을 끄는 건 중국석유와 중국석유화공 그리고 중국해양석유 등 3대 메이저 석유 회사의 대표가 동행한다는 점이다.

이번 회담이 에너지 회담이 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원유와 가스 등 에너지자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은 자원대국인 러시아로부터 좀 더 많은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게 필요한 상황이다.

중국 철도부가 러시아산 원유를 원활하게 들여오기 위해 러시아 철도공사와 석유운송 협력 합의서에 서명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러시아의 대중 석유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로서는 무기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협력이 긴요하다.

양국은 또 러시아가 2011년부터 매년 300억㎥의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키로 하는 데 합의할 계획이다.

현재 건설 중인 동시베리아와 태평양을 잇는 총연장 4800km의 송유관 지선을 중국에 건설하는 방안도 확정짓는다.


◆상하이협력기구 주목

러시아와 중국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상하이협력기구의 멤버다.

상하이협력기구는 옛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국가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차단할 목적으로 중국과 러시아가 주동해 2001년 만든 지역 협력체다.

중국과 러시아의 이번 정상회담은 상하이협력기구가 중앙아시아의 에너지 카르텔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하이협력기구를 움직이는 양국 정상이 에너지의 공동 개발과 운송 등에서 굳건한 협력체제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러시아의 가스관을 중국을 통해 인도로 연결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