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 쇼크의 진원지인 미·일·중 3국의 금리 정책 이슈가 마무리됨에 따라 악화됐던 투자심리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관심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1분기 실적에 맞춰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정보기술(IT)부문 회복세 지연 등으로 예상치보다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어닝시즌 효과도 기업별로 차이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해외발(發) 악재 점차 해소

22일 세계 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동결 결정에 힘입어 동반 랠리를 보였다.

최근 글로벌 유동성 둔화 우려감으로 직격탄을 맞았던 인도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신흥 증시는 1~2%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FOMC에서 2004년부터 이어온 긴축정책의 중단을 언급한 게 투자 분위기를 훈훈하게 만들었다.

미국에 앞서 지난 20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일본의 경우 6월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만 금리를 올리더라도 미·일 간 금리 차를 감안할 경우 엔 캐리 자금 청산을 불러일으킬 만한 악재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중국도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지만 악재로서의 기능은 상실한 모습이다.

실제로 18일 단행된 금리 인상을 포함,최근 1년여 동안 이뤄진 3차례의 금리 인상 후 첫 영업거래일에 중국 증시는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일단 금리와 관련된 잇단 정책 이벤트가 마무리됨에 따라 투자심리가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과 경제지표 둔화에 대한 우려감을 표명한 만큼 잠복된 악재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내달 10일께부터 실적발표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는 물론 글로벌 증시는 1분기 어닝시즌을 준비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국내 상장사들은 4월10일께부터 1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삼성증권 분석 대상 종목을 기준으로 한 달 전 15.3%였던 상장사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 추정치는 최근 13.9%로 떨어졌다"며 "두 자릿수 성장 기조에는 흔들림이 없지만 점점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분기 어닝시즌에는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성적이 확실한 개별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1분기 실적 호전 가능성이 가장 떨어지는 종목은 IT 분야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1분기 내내 낸드플래시와 D램 가격 하락세에 시달려온 만큼 1분기만 놓고 보면 부진을 면할 수 없다.

하지만 업계 추정치에 비해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닝시즌을 전후해 주가가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IT에 비해 조선 기계 제약 제지 보험 등은 비교적 실적 전망이 밝은 업종으로 꼽힌다.

증권사들의 1분기 유망 종목도 이들 업종에 모아진다.

한화증권은 두산산업개발과 삼성엔지니어링 한진중공업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내수업종 중에서는 광주신세계 온미디어 등을 제시했다.

현대증권은 한국토지신탁STS반도체 삼성중공업 자화전자 현대미포조선 등의 1분기 영업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종금증권은 한진중공업 웅진코웨이 두산중공업 SK케미칼 동양기전 한솔제지 등을 유망종목 리스트에 올렸다.

오광진/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