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시인으로 지칭되는 폴란드의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프레드릭 쇼팽이 사용했던 그랜드 피아노를 발견했다고 한 수집가가 21일 밝혔다.

영국인 수집가인 알렉 코브씨는 이 피아노가 쇼팽의 친구였던 파리의 피아노 제작자 카미유 플레옐이 제작한 것으로 쇼팽이 1848년의 마지막 연주 여행 때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 피아노를 1988년 한 거래상으로부터 2천파운드(4천달러)에 사들였으며 쇼팽 전문가인 장-자크 아이겔딩어에게 의뢰해 플레옐의 피아노 판매 대장을 조사하게 한 결과 일련번호 조회를 통해 쇼팽이 사용하던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피아노를 사들일 당시 피아노가 쇼팽이 사용하던 것과 같은 종류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아이겔딩어가 내력을 밝혀낼 때까지 쇼팽이 쓰던 바로 그 피아노일 것으로는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코브는 "잉글랜드에서 플레옐 피아노는 매우 드물며 15년이나 이를 찾기위해 애썼다"고 말하고 "처음으로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때 샀을 뿐인 데 대박을 터뜨렸다"고 좋아했다.

1810년생인 쇼팽은 1831년에 파리로 이주했으며 1848년 런던으로 떠날 때 2년 전에 제작된 플레옐 피아노를 가지고 갔다.

코브씨는 플레옐 피아노로 연주되는 쇼팽의 곡들은 현재의 피아노로 연주될 때와 느낌이 많이 다르다고 말하고 이번 쇼팽의 피아노 발견으로 그의 음악에 대한 팬들의 평가가 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플레옐 피아노로 쇼팽의 곡을 치면 각 음표의 소리들이 빨리 사라져 좀더 생동감 있는 느낌을 주는 반면 현재의 피아노는 각각의 소리들을 오래 간직해 부드럽게 소멸시키는 효과를 준다고 전했다.

이 피아노는 영국의 문화유산보호기구인 내셔널 트러스트가 관리하는 런던 남부 해치랜즈의 저택에 있는 코브 컬렉션에 소장돼있다.

(런던 AFP=연합뉴스) maroon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