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은 전 세계 65억명 중 13억명으로 5분의 1을 차지합니다. 이슬람교가 기독교에 이어 세계 2위의 종교이기도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이슬람 세계에 대해 잘 모릅니다. 이슬람 하면 과격한 테러분자를 연상하기도 하고요. 이번 책은 이슬람 세계를 보다 균형잡힌 시각으로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썼습니다."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에 이어 '가로 세로 세계사'를 선보이고 있는 이원복 교수(61ㆍ덕성여대 산업미술학과)가 제3권 '중동,화려한 이슬람세계를 찾아서'(김영사)를 펴냈다. 1권 '발칸 반도',2권 '동남아시아'에 이은 중동편은 중동지역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이슬람문화와 이슬람교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만약 이슬람문명이 없었더라면 오늘날 유럽 문명은 훨씬 뒤떨어져 있었을 겁니다. 유럽인들이 주술에 의지하고 있을 때 이슬람 의사들은 이미 과학적인 치료제를 사용하고 있었어요. 황금을 좋아했던 아랍인들은 연금술을 발달시켜 오늘날 물리,화학분야의 기틀을 잡았으며 기하,대수,삼각함수 등도 일찌감치 사용해 현대수학의 기초를 다졌죠. "

이슬람이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붕괴 이후. 여기에 중동 분쟁이 더해지면서 찬란한 문명을 자랑했던 이슬람교는 폭력적이고 잔인한 종교라는 오해까지 받게 된다.

"이슬람처럼 관대한 종교도 없지요. '이단'에 대해서도 매우 관용적이고 우호적입니다. 이슬람세계가 부정적으로 비쳐지게 된 것은 이스라엘과의 분쟁 때문이죠. 9ㆍ11 테러를 일으킨 빈 라덴이나 쿠웨이트를 침공한 사담 후세인 등이 테러와 침략을 지하드(성전)라고 주장한 것도 한몫했지요."

이씨는 "실타래처럼 얽힌 중동 문제는 역사를 통해 핵심을 제대로 짚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워낙 민감한 내용이 많아 고민도 컸는데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고 애썼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먼 나라 이웃 나라-미국편'의 유대인 비하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그는 "한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고,글쓰기에 더 신중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특히 유대인들이 자기들 이미지 관리에 굉장히 신경 쓰는 걸 보고 우리도 벤치마킹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올 하반기에 '가로세로 세계사' 시리즈 제4권 '오스트리아와 중부유럽',제5권 '태평양의 젊은 나라들 캐나다,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제6권 '중국,21세기 세계경제의 블랙홀'을 순차적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그는 이와 별도로 '신의 물방울'이 맹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걸 보고 '열받아서' 제대로 된 '와인 만화'(가제)를 쓰러 다음 달 프랑스로 취재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출간 20년이 넘은 '먼 나라 이웃 나라'를 완전히 새로 쓸 생각도 갖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