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최대 향토 유통업체인 빅마트가 롯데쇼핑에 분리 매각되면서 거대 유통업체들이 골목상권까지 장악하게 될 것이라는 지역 중소유통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빅마트는 광주와 전남북지역의 16개 점포와 2개 점포 부지 가운데 14개 점포와 1개 부지를 롯데쇼핑에 800억원에 매각했다고 19일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빅마트는 자산유동화를 위해 지난해 투자자들에게 분양한 광주시 남구 주월동 빅시티를 비롯 북구 매곡동 비엔날레점,화순점(부지)만을 향후 직접 운영키로 했다.

그러나 직영매장 수가 3개로 축소된 빅마트는 앞으로도 지역 대표 할인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기가 힘들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95년 설립 이후 한때 국내 대형마트 순위 8위까지 오른 빅마트가 12년 만에 대형 유통업체로서의 꿈을 접게 된 것은 거대 유통업체의 잇단 출점 때문이다.

빅마트는 설립 이후 롯데 신세계 현대 등 빅3 백화점의 광주 진출과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의 공세에 맞서왔으나 결국 한계에 직면하고 말았다.

빅마트를 인수한 롯데쇼핑은 300∼800평 규모의 영업 면적을 갖춘 고급화한 할인점형 슈퍼마켓인 SSM(Super-Super Market)으로 운영하게 된다.

롯데쇼핑이 운영할 이들 매장은 지역밀착형 중형 점포라는 점에서 동네 소형 슈퍼마켓과 상당 부분 상권이 겹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역 유통업체들은 특히 이번 롯데의 지역 슈퍼마켓 진출이 다른 대형 업체들의 광주 출점 경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불안해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체 관계자는 "거대 유통업체들의 공세로 살아남을 동네 슈퍼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지역납품역 업체들도 어려움이 더해갈 것"이라며 "국회에 계류 중인 대형마트 신설 허가제,취급품목과 영업시간ㆍ일수 등을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대형마트 규제법안을 조속히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