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와 성당 등에서 4일간 칩거하다 19일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웃는 얼굴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기자 여러분들,저 쫓아다니느라 집에도 못 들어가시고 고생하셨죠.여러분들은 어떻게든 저를 잡아야 했겠지만 저도 젊은 시절 민주화운동하면서 도망다니는 데는 이골이 난 사람이거든요."

기자회견문을 모두 읽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던 손 전 지사는 갑자기 말을 잇지 못했다.

울먹이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등을 돌리고 10여초간 눈물을 흘렸다.

자신을 지지해준 국민과 당원들을 언급하다가 감정이 끓어오른 모양이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미래·평화·통합시대를 경영할 창조적 주도세력을 만들겠다는 것은 신당 창당을 의미하나. '전진 코리아'가 신당 창당의 모태가 되나.

"새로운 창당을 포함해 미래 선진화를 향해 창조적 능력을 갖고 있는 모든 정치세력을 모을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겠다. '전진코리아'도 그런 새로운 정치세력의 한 바탕이 될 수 있다. 특히 '전진 코리아'는 386세대 중에서 기존 386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극복할 수 있는 적극적 사회참여 세력이다."

-'대한민국 드림팀'을 만드는 데 밀알이 되겠다고 했는데 올해 초 언급한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염두에 둔 것인가.

"정 전 총장은 서울대 경영을 통해 교육에 대한 훌륭한 비전과 경영능력을 보여줬고,진대제 전 장관은 미래 산업의 상징이다. 그런 드림팀을 확대해 나가서 새로운 정치질서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분들과 함께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게 내 꿈이고 생각이다."

-탈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있다.

"지난 며칠 동안 내 머리 속을 꽉 채운 화두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었다.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해서 장렬히 전사하고 산화하는 게 욕심을 더 크게 버리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건 내 자신을 위한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내가 한나라당을 바꿀 수 있다면 산화하고 전사해도 아깝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 능력을 아무리 동원해도 한나라당은 더 이상 변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 과연 중도가 집권할 수 있다고 보나.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내가 말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은 그저 가운데 서있는 중도가 아니라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가진 정치세력이다."

-신당을 창당한다면 얼마나 많은 의원들이 참여하겠는가.

"나는 이 결단을 독자적으로 했다. 우선 내 뜻을 밝히고 동참하는 사람을 구하면 그 범위는 클 것이라 생각한다. 범여권 세력은 이 정권의 실정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사죄해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크게 새로운 이념적,정책적 좌표를 설정해서 같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