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연구개발(R&D)의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고객지향적인 상품 기획과 디자인에 R&D 역량을 집중키로 한 것.특히 구본무 회장이 14일 '기술 그 자체보다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R&D'를 강조함에 따라 LG그룹의 모든 R&D는 고객가치를 창출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LG그룹은 14일 평택 LG전자 생산기술원에서 열린 'LG연구개발성과 보고회'에서 올해 R&D 투자 계획을 확정했다.

지난해에 비해 20% 늘어난 3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R&D 인력은 지난해 말 1만9900명 규모에서 올해 석·박사급 520명을 비롯해 총 1400여명을 추가로 확보,2만130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R&D 인력의 도전과 창의가 빛을 발한다"는 구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LG그룹은 이어 각 계열사별로 올해 R&D를 집중할 분야를 점검했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치중하기보다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고객친화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형 R&D로 전환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전자부문은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등 중점사업에서 원가를 절감하고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해 수익성 있는 사업구조를 구축하는 데 R&D 역량을 집중키로 했다.

카인포테인먼트,시스템에어컨,홈네트워크 등 신사업에서는 특허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쟁사들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기술표준을 주도해 나가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화학부문도 수익성이 급락한 석유화학 부문의 원가를 절감하는 게 올해 R&D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다.

새로운 원자재와 공법을 통해 원가구조를 혁신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배어 있다.

뿐만 아니라 편광판 보호필름 등 디스플레이 소재와 태양전지 등 클린에너지 소재를 비롯 미래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화장품 및 생활용품 분야에서는 디자인과 향 차별화를 통해 감성제품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기로 했다.

통신서비스 부문은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방송,전화,인터넷이 결합된 트리플플레이 서비스 △U시티 등 유비쿼터스 비즈니스 등에 R&D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구 회장은 이날 보고회에서 고객가치 창출에 탁월한 성과를 거둔 20개 R&D팀에 연구개발상을 시상했다.

가장 성과가 높은 상의 이름을 '사업화상(賞)'으로 정해 R&D 효율성 제고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