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술주의 강세와 제품 가격 상승으로 오름세를 보이던 삼성전자하이닉스가 하락 반전했다.

13일 오전 11시13분 현재 삼성전자는 59만9000원으로 1% 남짓 밀려나며 엿새 만에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나흘 만에 약세로 돌아서 2% 하락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에도 14일부터 21일까지 연속 상승하며 60만원을 넘어섰다 곧 하락 반전해 7일 연속 뒷걸음질쳤다.

이날 역시 60만원선의 저항에 부딪혀 밀려나는 모습이다.

반도체주들은 최근 회복 기대감이 솔솔 피어오르다가도 어김없이 반등이 무산되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그만큼 업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리고 있어 투자자들은 판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최근 반도체주들이 힘을 받았던 이유는 낸드 플래시 가격이 바닥을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인데다 D램 가격도 바닥권에서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

환율이 급등하면서 수출주들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낙관론에 무게를 실어줬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간이 끝나가고 외국인들도 반짝 매수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동안 기술주들을 외면했던 외국인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 역시 더해졌다.

우리투자증권은 메모리 수요 다변화로 산업 변동성이 크게 줄었다고 평가했고, 굿모닝신한증권은 낸드 시장이 조기 안정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폰 등의 뮤직폰 수요 증가가 낸드 시장 안정에 일조할 것이란 설명이었다.

업황이 하반기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최근 주가 부진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커지고 있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매수 시점이 임박했다는 평가도 줄을 이었다.

키움증권은 특히 반도체가 부진해도 LCD 부문의 실적이 2분기부터 급격히 호전되면서 삼성전자의 턴어라운드를 이끌 것이라며 4월 이전에 삼성전자를 사둘 것을 권고했다.

골드만삭스증권 역시 삼성전자 해외 자회사들의 실적 호전 등 실질적인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결 기준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빠른 비용 절감으로 반도체 사업에서도 보다 나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상반된 의견도 만만치않다.

메모리 업황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진 JP모건증권은 지난 5일에 이어 13일에도 메모리 업황의 계절성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메모리 업황은 하향 국면의 초입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낸드 수요가 시장의 기대만큼 뛰어나지 않을 전망이며 D램 가격은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D램은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장기 사이클이 올해 끝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민후식 연구원은 일본과 대만 반도체 업체들을 방문한 결과 2분기 이후에도 반도체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난해 호황때 늘어난 현금흐름과 올 하반기 윈도비스타 수요 증가 기대감에 업체들의 설비투자 증설이 지속되고 있어 D램 생산량 증가가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민 연구원은 내다봤다.

민 연구원은 "재고 수준이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증가세가 나타나는 등 불안한 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 기조가 점진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위험 관리를 포함한 보수적 투자전략을 권고했다.

주식시장이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술주 상승이 필수적이란 점에서 삼성전자가 60만원선의 저항을 뚫고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