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최근 중국 상하이 증시 폭락은 중국인 스스로를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에도 큰 충격파를 던졌다. 중국의 교역 및 생산량이 늘어나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중국의 금융시장도 세계 시장에 통합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번 주가 폭락은 상호 영향을 미치는 세상에서 한 나라가 다른 나라에 불필요한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중국은 어떻게 과열된 주식시장을 진정시켜야 할까. 이전까지 중국 정부는 경고를 보내거나 특정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제 시가총액 규모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5%에 달하는 거대한 주식시장을 갖게 됐다. 엄청나게 큰 증시의 변동성이 경제에 충격파를 던져주는 지금 같은 시점에도 중국은 이전과 같은 방법을 써야 할까.

이전 같은 정부의 개입은 자칫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게다가 지금처럼 상황이 급변하는 시대에 증시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정부의 개입보다 더 좋은 대안은 중국 주식시장이 자체 조절 능력을 가져 유연하게 작동하도록 보장해 주는 것이다. 그 첫 단계는 중국의 기관투자가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상하이 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는 장내 유동주식의 40%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대부분 개인 투자자들은 주식 가치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개인들은 강세장에서 너무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이거나 약세장에서 너무 낮게 주식을 판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기업 가치를 잘 평가할 수 있다. 중국이 자격을 갖춘 외국 기관투자가에 더 많은 주식을 살 기회를 제공하고 보험회사나 연금펀드의 주식 투자를 확대하는 새로운 뮤추얼펀드 제도를 만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리고 헤지펀드도 합법화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대주(주식을 빌려 일단 매도한 후 가격이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다시 사들여 이익을 얻는 거래)제도와 주가지수 선물 거래를 도입해야 한다. 대주제도가 도입되면 하락장에서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증권시장은 더 균형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 이미 대주 및 선물거래를 위한 기술적 준비는 완료됐고 적당한 시기를 택하는 것만 남아 있다.

세 번째로 신규 상장(IPO)에 대한 정부 통제를 완화해야 한다. 정부가 상장 기업을 너무 세밀하게 심사하다 보니 주식 공급 물량이 부족해졌고 주가 상승을 유발했다.

마지막으로 자격을 갖춘 중국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자산 투자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지금까지는 주로 안전자산에만 투자가 이뤄졌는데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중국 정부는 개입보다 시장 메커니즘에 의존해 증시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정리=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

◇이 글은 팡 싱하이 상하이시 금융 서비스 부국장(전 상하이증권거래소 부사장)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Taking Stock in China'란 제목으로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