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다음 달 인사에서 5급 이하 공무원 중 게으르거나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는 직원 3%를 가려내 담배꽁초 투기 단속 같은 단순 현장업무에 투입키로 했다고 한다. 선정 기준 등을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반발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지만 이러한 지자체의 변화 회오리는 철밥통을 깬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임이 분명하다.

사실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한 근무태도와 이에 따른 인력낭비 업무비효율 등은 하루이틀 지적돼 온 문제가 아니다. 시민 국민들에 대한 행정 서비스를 개선(改善)한다는 차원에서도 공무원들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공무원들에게 정년까지 신분을 보장해 주고 있는 것은 윗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일관되게 일을 하라는 취지이지 제 마음 내키는 대로 처신해도 좋다는 뜻이 아님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 점에서 공무원들에게 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지자체가 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서울시에 앞서 울산시는 이런 인사개혁의 스타트를 끊었고 대구시, 서울 마포구, 전남 곡성·고흥군 등도 대열에 동참(同參)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인사개혁에 나서는 지자체는 아직도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이어서 보다 많은 지자체로 확산돼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아울러 지방공무원은 물론 중앙공무원들에게도 개혁적 인사 기준이 함께 적용돼야 마땅하다. 무사안일과 태만은 거의 모든 공무원 세계의 공통된 문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보다 명쾌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평가 대상의 폭도 더욱 넓혀 인사권을 남용한다거나 하위직만 제물(祭物)로 삼는다는 비판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용두사미처럼 흐지부지되는 일이 있어서도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