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열정을 바친 회사에서 어느날 "나가 달라"는 해고통지를 받는다면? 아이아코카가 포드자동차의 오너 헨리 포드 2세에게 사사로운 미움을 받아 사장직을 떠나던 날은 그의 54번째 생일이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곧바로 입사해 '포드 신화'의 주역이 된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내동댕이쳐지자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었다.

그럴 때 옆에서 가장 큰 힘이 돼준 사람은 아내였다.

"여보,그렇게 화만 내지 말아요.

이젠 평정심을 찾고 되갚아줄 방법을 찾으세요."

엄청난 스트레스에 짓눌린 그에게 아내 메리는 화를 내는 대신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라고 말해준 것이다.

그리하여 4개월 뒤 그는 크라이슬러의 최고경영자로 부임했고 몰락 직전의 회사를 살리기 위해 극단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며 제2의 신화를 만들어냈다.

회사가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뒤에는 정리해고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일시 삭감했던 연봉도 원래대로 돌려놨다.

'CEO의 친구들'(진희정 지음,좋은책만들기)에 나오는 실화다.

이 책에는 22명의 유능한 리더가 들려주는 가장 소중한 '친구' 이야기가 들어있다.

'친구'라고 했지만 그 범주에는 배우자와 부모,스승,동료,동업자 등이 망래돼 있다.

가난한 형편에 말까지 더듬는 아들에게 '넌 입보다 머리회전이 더 빠르단다'라며 끊임없는 격려와 칭찬으로 자신감을 갖게 해준 잭 웰치의 어머니 그레이스,가장 잘나갈 때 사표를 던지고 아내와 가정을 위해 헌신한 칼리 피오리나의 남편 프랭크,피부 색깔도 다르고 영어도 못한다며 부끄러워하는 아들에게 사랑과 노력의 의미를 일깨워준 슈퍼볼 MVP 하인즈 워드의 어머니 김영희씨….

'친구의 조언을 귀담아듣되,그에 대한 책임은 당신에게 있음을 잊지 말자.그러면 더 많은 친구들이 당신에게 다양한 기회를 안겨다줄 것이다.' 272쪽,1만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