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는 야후에 필적하는 인터넷 포털을 구축하겠다고 장담했지만 실패했다.

모토로라도 위성전화 사업의 성공적 확장을 단언했으나 뜻대로 안 됐다.

인텔 역시 최근 사업다각화를 위해 수백만달러를 쏟아부었지만 눈에 띄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처럼 신규사업 성공 가능성은 생각보다 희박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돈을 딸 확률보다 낮을 정도다.

그런데도 기업은 투자를 계속한다.

새로운 유형의 수요,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서.

'성장과 도박'(앤드루 캠벨 외 지음,이상욱 옮김,21세기북스)은 외형 확대의 무지개만을 좇는 기업에게 목표 하향부터 권한다.

수익을 안겨준 기존 사업 영역을 유지하면서 성장 엔진을 개발하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무작정 덤벼들지 말고 현실적인 야망을 키우라는 조언이다.

실전 응용을 위한 다양한 툴이 제공되는데,새로 진입하려는 분야의 가치를 판단하는 '교통 신호등'이 대표적이다.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장점유율이 5% 미만인 희귀 게임(녹색)에 투자하라.50% 이상을 요구하면 허세 시장(빨간색)이다.

사업 우위성,예상 수익,리더의 자질 검증도 중요하다.

녹색이 하나뿐이더라도 빨강이 없다면 프로젝트 추진에 별 문제가 없다.

반면 빨강이 하나라도 있으면 중단해야 한다.

모두 노란색(평균치,비슷하거나 불확실한 경우)이면 한계선상에 놓여 있다고 보면 된다.'

'한판 승부'의 중독으로부터 벗어나려는 경영자나 사업 심사 도구를 이해하려는 컨설턴트,대학생들에게 지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책이다.

432쪽,2만30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