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통영 앞바다에 국내 최초로 '물에 떠 있는 방파제'인 부소파제(浮消波堤)가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에서는 해상 양식장 주변을 중심으로 부소파제가 시공된 곳이 많으나 국내에서는 이번 통영 앞바다 설치가 처음으로,2004년 타당성 용역조사 이후 3년 만인 지난달 완공돼 7일 공개됐다.

부소파제가 설치된 곳은 통영시 산양읍 연화리 소장두도~유도 사이 육지 쪽으로 들어간 바다 입구.이곳은 2000여㏊에 걸쳐 바다목장과 가두리 양식장이 밀집해 있어 큰 파도가 올 경우 광범위한 피해가 예상되는 해역이다.

강철재로 만들어진 이 시설물은 총 길이가 200m에 달한다.

개당 길이 50m,폭 15m,높이 4m,순수 무게가 450t이 넘는 평평한 쇳덩어리 4개를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연결한 것이다.

속이 비어 있어 부력을 이용해 물에 떠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높이 4m 중 2.5m는 수면 아래로 잠기도록 설계됐으며 굵기가 9㎝나 되는 강철 앵커가 수심 30~40m의 바다 밑 콘크리트 구조물과 연결돼 파도 상태나 방향에 따라 움직인다.

80억원이 투입된 이 방파제는 2003년 태풍 '매미' 당시 통영 앞바다에 불어닥친 높이 5.7m의 파도에 견디면서 내만으로 밀려오는 파도의 위력을 어느 정도 저감시킬 수 있게 설계됐다.

그러나 예산 부족으로 당초 계획했던 길이 420m보다 짧게 만들어져 실제로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반 방파제가 바다 밑바닥에 석축을 쌓아 건립하기 때문에 해수의 흐름을 차단하고 수심이 깊은 곳은 시공이 어려운 반면 부소파제는 바닷물의 유통이 자유롭고 수심의 영향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이점으로 꼽힌다.

허동수 경상대 해양과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물 위에 떠있다 보니 바닷물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어 해상 가두리 양식장시설에 환경적으로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 방파제는 올해 마산시 구산면 원전항 인근에도 시공될 예정이다.

<연합뉴스>